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를 펼쳤다. 키움 선발 안우진(오른쪽)이 6회 2사 만루 위기를 극복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이정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키움에는 안우진(23)과 이정후(24)라는 MVP(최우수선수)급 선수가 2명 있다."
지난 7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이 끝난 뒤 김광현(SSG 랜더스)이 내린 평가다.
이날 김광현은 안우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5이닝 7피안타 3실점했다. 6이닝 무실점한 안우진에 비해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이정후 상대로는 1화와 5회 2루타 2개를 허용하며 고전했다. 극적인 역전승으로 패전 투수를 면한 김광현은 "두 선수가 팀을 잘 이끌어나가는 거 같다"며 "한국 야구가 좀 더 재밌고 발전되는 거 같아서 뿌듯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광현의 칭찬은 '허언'이 아니다. 안우진은 올해 정규시즌 투수 부문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 이정후는 타자 부문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지난달 14일 발표된 정규시즌 MVP 후보(16명)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현 KT 위즈·2012~13)와 서건창(현 LG 트윈스·2014년)에 이어 역대 네 번째 히어로즈 정규시즌 MVP를 노리고 있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우진은 PS 첫 등판이던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오른 중지에 생긴 물집 탓에 예상보다 빠르게 교체됐다. PS 내내 시한폭탄 같은 손가락 물집을 안고 던졌다. 등판마다 몸 상태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매 경기 쾌투했다. 준PO 2경기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실점),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1경기 평균자책점 3.00(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의 KS행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2022 KBO 포스트시즌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만루 안우진이 라가레스를 내야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1.07/ 안우진의 손가락은 지난 1일 열린 KS 1차전에서 탈이 났다. 경기 중 물집이 터져 출혈까지 생겼다. '더 이상의 등판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을 깨고 안우진은 KS 5차전 마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제대로 아물지 않은 손가락으로 투구 수 100개를 기록, 6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졌다.
이정후의 타격감도 PS에서 화끈했다. 준PO 5경기 타율 0.368(19타수 7안타) PO 4경기에선 타율 0.500(16타수 8안타)로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팀 타율이 9위였던 키움의 상·하위 타선이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3번 이정후'의 존재감이었다. 투수와 타자 컨디션에 따라 2번과 4번을 교체하더라도 3번 타순은 이번 가을 내내 고정이었다.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 체력 소모가 큰 상황에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KS 5차전에 앞서 "기복을 줄이면 우리가 지고 있더라도 좋은 찬스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 상대에 동요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PS에서 팀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더그아웃 안팎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히어로즈의 '언더독'을 이끌었다. 열세로 평가받던 SSG와 KS를 장기전으로 끌고 간 힘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