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12승 투수 차우찬(35)이 LG 트윈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다시 1군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8일 "투수 차우찬, 내야수 김호은·이상호와 2023시즌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 시즌 함께 할 의사가 없음을 알리는 방출 통보이다. 그는 "방출 통보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 내가 아파서 못 던진 것이어서 너무 안타깝다"라고 했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 2차 1라운드로 입단했다. 삼성의 통합 4연속 우승에 힘을 보탠 차우찬은 2016시즌 종료 후 LG와 4년 총 95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이적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부상으로 고전했다. 2020년 7월 말 등판 후 왼 어깨 극상근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보통 수술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차우찬은 재활을 선택했다. 이후 통증이 재발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2021년 봄, 어깨 상태가 갑자기 호전됐다. 6월 총 4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당시 차우찬은 "기적이다"고 표현했다.
차우찬의 복귀를 반긴 건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 대표팀 최종 명단에 뽑혔는데, 올림픽을 다녀온 뒤 다시 자취를 감췄다. 결국 지난해 9월 미국으로 출국, 수술대에 올랐다.
빠른 속도로 재활을 진행한 차우찬은 9월 퓨처스리그 두 경기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9월 10일 두산 베어스와 2군 경기에 등판해 2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25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한 타자만 상대해 범타 처리했다. 올 시즌 공식 경기 마지막 기록이다. 점검 차원의 등판이고, 시즌 막바지여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어 추가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차우찬은 복귀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조금 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며 "시즌이 끝나 공만 던지지 않을 뿐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재활과 관련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구단 관계자도 "차우찬은 경험이 많은 투수다. 몸 상태만 받쳐주면 충분히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차우찬에게 관심을 갖는 팀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뛴 풍부한 경험이 있다. 프로 통산 성적은 457경기에서 112승 79패 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LG에서는 104경기에 등판해 42승 31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그는 "LG 팬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6년을 몸담으면서 2년 반을 아파서 쉬었다.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나도 마음이 불편했다.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몸이 아프니까"라고 말했다.
차우찬은 "당연히 다시 마운드에 서고 싶다. 다만 내가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라며 "열심히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단 국내 타 구단 입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