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을 3-4로 패해 2승 4패로 KS를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3위로 PS 무대에 오른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KT 위즈를 3승 2패, 플레이오프에서 2위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격파하며 창단 세 번째 KS 무대에 올랐다. 전력상 열세라고 평가받던 LG를 완벽하게 압도, 창단 첫 KS 우승을 꿈꿨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팀 SSG의 벽을 넘지 못했다. 24일 동안 무려 1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키움은 KS 1차전에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2·3차전을 모두 패했다. 4차전 승리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뒤 5차전에선 7회까지 4-0으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8회 최정의 투런 홈런에 이어 9회 김강민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4-5로 패한 게 뼈아팠다. 벼랑 끝 승부였던 6차전에서도 3회 임지열의 선제 투런 홈런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수비 불안 속에 동점에 역전까지 허용, 결국 무릎 꿇었다.
-경기 총평은. "긴말 필요하겠나, 패장인데.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준 선수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할 거 같다. 정말 PS 내내 원팀으로 고생해준 선수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가을 야구에서 기대 이상으로 할 수 있던 원동력은. "보이지 않는 힘은 선수들끼리의 끈끈한 응집력이라고 본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어려울 땐 서로를 도와가면서 했던 게 선수들이 뭉쳐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오늘 경기 전 선수들에게 특별히 한 이야기가 있을까. "PS 시작 전에 재밌게 승부하자고 했다. 오늘 경기 전에는 별다른 미팅은 없었다."
-PS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 하나 뽑을 수 없다. 모두 다 고생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PS 8승을 했더라. 우리가 진정한 승자라고 선수들을 치하하고 싶다."
-시즌을 돌아보면 어떤가. "지난해 감독을 데뷔하고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런 시행착오 속에서 선수들과 많은 준비를 했고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었을 때 팬분들이 야구장에서 많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 게 큰 힘이 됐던 거 같다. 선수들도 에너지를 많이 얻어 (정규시즌) 순위 싸움부터 PS이 끝날 때까지 하나가 돼서 잘한 거 같다."
-키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감독의 역량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전혀 그런 거 없다. 선수들의 생각이 일치하고 선수들이 잘 움직여준 게 잘 싸울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KS를 마치고 선수들이 담담하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라커룸에서 다 같이 축하하고 웃으면서…몇몇 어린 선수들은 눈물을 보이고, 이정후도 울면서 어깨를 토닥이더라. 1년 동안 비록 우승은 못 했지만, 현장 직원부터 최고참 이용규까지 필드에서 다들 고생해서 웃으면서 마무리했다."
-내년을 위해 강화할 부분이 있다면. "이 시간 이후로 야구 생각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선수들하고 당분간 잘 쉬고, 좋은 소식 있으면 거기를 시작으로 내년 구상을 천천히 그리고 냉정하게 준비를 하겠다."
-팬들게 한마디 한다면. "PS 하면서 선수들 정말 투지 넘치게 매 경기 좋은 승부했는데 분명 팬분들의 응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시간을 빌려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내년엔 팬분들과 한 약속 꼭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