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임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염경엽(54)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우승 플랜'을 공개했다.
LG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제14대 염경엽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인석 LG 스포츠 대표이사와 차명석 단장을 비롯해, 오지환(주장)·김현수·진해수가 선수단 대표로 참석했다. LG는 지난 6일 염경엽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김인석 대표이사는 염경엽 감독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아직 우승이 없다. 올 시즌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승률(0.613)을 이끈 류지현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도 단기전에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염 감독도 우승이 절실하다. 그는 2013~16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2019~20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지휘봉을 잡았다. 총 6시즌 가운데 건강 이상으로 자리를 비운 2020년을 제외하면 매번 팀을 가을 무대로 올려놓았다.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적 없다. 2014년 넥센, 2019년 SK에서 우승을 놓쳤는데, 염 감독은 이를 '실패'라고 표현한다.
염경엽 감독 염 감독은 14일 취임식에서 '우승' 단어를 총 10차례 꺼냈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LG 팬들이 어떤 경기와 성적을 원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내년 시즌 더욱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야구로 팬들께 우승으로 보답하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는 2021~22년 '윈나우'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다.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계약 등의 변수가 남은 가운데, 염 감독은 내년 시즌 LG에 대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LG의 목표는 우승이지 않나. 부담감보다 설렘과 책임감이 크다"라며 "우승 전력을 갖춘 LG 지휘봉을 잡은 건 내게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선수들에게는 "원칙, 자율, 책임감" 세 가지를 주문했다.
염 감독의 희망하는 첫 번째 우승 시나리오는 정규시즌 우승이다. 염 감독은 "가장 첫 번째로 정규시즌 1등을 해야 우승 확률이 높다.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도 정규시즌 1위에 오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였다. 그다음 단기전 운영을 중요하게 손꼽았다. LG도, 염경엽 감독도 최근 몇 년간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염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리더가 망설이고 고민하면 이길 확률이 떨어진다.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년 동안 미국 연수와, 한국야구위원회(KBO) 국가대표 기술위원장, 해설위원으로 지냈다. 염 감독은 "(프로 입단 후) 32년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팀을 운영하며 조급했던 점도 있고, 한정된 인원 내에서 선수를 기용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실패를 반성했다. (LG 감독으로)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