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국내 대표 고급 세단으로 자리 잡아 온 그랜저의 7세대 차량 ‘디 올 뉴 그랜저’가 14일 공식 출시됐다. 디 올 뉴 그랜저는 이른바 '각 그랜저’라고 불리며 1980년대 후반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1세대 그랜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새로운 복고)가 특징이다. 침체한 세단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베일 벗은 7세대 그랜저…3716만원부터
현대차는 이날 온라인을 통해 디 올 뉴 그랜저 공개 행사를 열고 15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6세대 차량인 그랜저IG가 2016년에 공개된 지 6년 만이다. 7세대 그랜저는 각진 외형이 특징이다. 1세대 그랜저의 휠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20인치 고휘도 스퍼터링 휠’도 옵션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전면부는 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램프를 적용해 단절 없는 일체형 구조로 개발됐다.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 등을 일체형 구조로 통합시키면서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도 같은 이미지가 드러나도록 했다.
측면부 휠베이스도 동급 대비 가장 긴 2895㎜로 설정해 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풍부하게 표현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차량 실내는 인체공학 기반의 디자인으로 사용 편의성을 끌어올렸고, 널찍한 공간감을 느끼도록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디 올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가 개발한 최신 첨단 사양도 대거 채택됐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계측해 실시간으로 역위상 음파를 생성해 노면 소음을 상쇄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고,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의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를 통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장착됐다.
또 현대차 브랜드 최초로 지문 인증으로 시동을 걸고 차량 내 간편 결제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를 최초로 탑재하고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도 대폭 확대했다. 고객은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때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2.5L GDI 가솔린, 3.5L GDI 가솔린,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3.5L LPG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2.5L GDI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m에 11.7㎞/L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3.5L GDI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m의 힘을 발휘하면서도 10.4㎞/L의 복합연비를 제공한다.
시작 가격은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원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수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신형 그랜저는 지난 36년간 그랜저가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유산) 위에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첨단 신기술과 디테일이 더해진 혁신적인 모델”이라며 "지금까지의 그랜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기 계약자만 10만9000명…세단 부활 신호탄
업계에서는 디 올 뉴 그랜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밀린 세단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세단 시장은 침체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세단 판매량은 56만8325대로 전년(69만2618대)보다 1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SUV는 전년(81만2064대)과 비슷한 80만8639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더 뉴 그랜저의 초반 분위기는 좋다. 이날까지 사전 대기 고객만 10만9000명에 이른다. 공식 계약이 아닌 6세대 모델 대기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환 계약으로만 달성한 수치다. 기존 최고 기록을 쓴 아이오닉6(4만7000대)의 두 배 이상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15일부터 2.5L GDI 가솔린과 3.5L GDI 가솔린, 3.5L LPG 모델을 우선 인도하고,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소비자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판매 목표는 13만대로 잡았다. 종전 그랜저 연간 최대 판매 대수는 2020년 14만5463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