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주인공은 ‘또’ 이 두 사람이다.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 ‘메날두 논쟁’, ‘메호 대전’이 축구 팬에게는 너무 오랜 논쟁 주제여서 지겨울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특별하다. 카타르 월드컵은 이들의 5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이다.
대진상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은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길 기대하는 팬도 많다. 메시와 호날두 모두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면서도 아직 월드컵 우승이 없다.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우위인가를 논쟁하는 ‘메호 대전’에서 최근 메시가 판정승을 거두는 분위기다. 만일 둘 중 누군가가 이번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 판도는 확 달라진다. 이번 카타르에서 메시와 호날두 마지막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메시의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향한 첫걸음이 22일 오후 7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C조 1차전이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12월 3일 H조 최종전에서 한국을 만난다.
카타르 현지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유니폼은 메시의 이름이 새겨진 아르헨티나의 푸른 줄무늬 셔츠다. 아르헨티나의 카타르 첫 훈련 때는 메시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메시가 훈련에 나타나지 않자 아쉬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주요 베팅업체 예측에서 브라질에 이어 카타르 월드컵 우승 가능성이 큰 팀 2위에 올라 있다. 윌리엄힐, 드래프트킹스, 베트365가 모두 아르헨티나를 브라질 다음으로 꼽았다. 포르투갈도 강팀으로 꼽히지만, 우승 확률이 높은 나라 ‘톱5’ 안에는 빠져 있다.
여기에 호날두가 최근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잦은 마찰을 일으키며 이기적인 행보를 보여 논란이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맨유 유니폼을 다시 입은 후 팀플레이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이런 평가가 이어지자 호날두는 카타르 월드컵 직전 잉글랜드 기자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맨유를 공개 저격했다.
현재 포르투갈 대표팀에는 맨유의 동료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있다. 호날두 논란이 터지면서 둘 사이가 미묘하게 엇나가고 있다는 추측 보도가 쏟아졌다. 다른 쪽에서는 호날두가 여전히 포르투갈의 중심이라고 감싸는 인터뷰도 나왔다.
호날두는 한국 팬에게는 ‘공공의 적’이다. 그는 2019년 방한 경기에서 K리그 선발팀을 상대로 1분도 뛰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벤치에 앉아있다가 떠났다. 한국 축구 팬 대부분은 카타르에서 호날두가 아닌 메시를 응원하는 이유가 됐다. 이런 호날두의 월드컵 우승 꿈에 H조의 상대인 한국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메시는 2021년까지 FC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보내면서도 유독 대표팀에서는 부진, 이 부분에서 박한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에서의 대륙 컵 우승은 호날두가 먼저(유로 2016 우승) 이뤘기에 혹평이 더 거셌다. 메시는 5년 뒤인 2021년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한을 풀었다. 이번 월드컵이 그에게는 화룡점정에 도전하는 대회다.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20일 럭셔리 브랜드의 화보에 함께 등장했다. 해당 브랜드의 여행 트렁크 위에서 체스를 두는 컨셉트인데, 카타르 월드컵 화제의 주인공이자 세계 축구 최고의 스타들인 만큼 해당 화보는 큰 화제를 모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체스를 두는 모습을 두고 팬들은 ‘인터넷이 끊겼을 때’라는 제목의 ‘밈’을 만들었다. 그만큼 둘이 함께하는 이벤트는 아직도 폭발력이 크다.
이 브랜드는 이날 화보와 함께 둘의 독점 인터뷰도 공개했다. 호날두는 “카타르 월드컵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환상적인 감독과 황금 세대라 할 만한 선수들과 함께한다. 우승은 극도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은 모든 축구 이벤트 중 가장 위대한 최고의 대회다. 우승 트로피가 너무나 중요하다”면서 “우린 훈련을 하고 함께 뛸수록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있다. 이번 대회가 정말 기대된다”고 했다. 위대한 선수들이 쏟아낼 마지막 열정의 무대라는 점에서 카타르 월드컵이 더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