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아르헨티나는 5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C조에는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13위 멕시코, 26위 폴란드가 함께 묶였다. C조에서는 아르헨티나와 멕시코가 ‘2강’ 폴란드가 ‘1중’ 사우디아라비아가 ‘1약’으로 분류된다.
리오넬 스칼로니(아르헨티나) 감독이 지휘하는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남미 축구 강호’ 아르헨티나는 유독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 2018 러시아 대회 때는 16강에서 우승국 프랑스에 3-4로 패 탈락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독일에 0-1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아르헨티나의 객관적인 전력은 C조 최강이다. 같은 조 세 팀과 역대 전적(사우디아라비아 2승 2무, 멕시코 15승 12무 4패, 폴란드 6승 2무 3패)에서 모두 앞서 있다. 미국 USA 투데이도 아르헨티나가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조 1위로 16강에 올라 D조 2위와 맞붙겠다는 각오다. 조 2위로 16강에 간다면 프랑스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는 자신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서 첫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팀원들도 동기부여가 강하게 된 상태다. 메시를 중심으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밀란) 앙헬 디마리아(유벤투스)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 등이 공격에 나선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해 메시와 마르티네스가 해결하는 공격 형태를 사용한다.
아르헨티나의 최근 A매치 흐름이 좋다. 남미지역 월드컵 예선에서 11승 6무를 기록, 브라질(14승 3무)에 이어 2위로 카타르행을 확정했다. 지난 2021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 7월 브라질과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에서 0-2로 진 이후 25승 11무를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와 친선 경기에선 5-0으로 대승했다.
부상 선수가 많은 게 흠이다.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개막전 니콜라스 곤살레스(피오렌티나)와 호아킨 코레아(인터밀란) 지오바니 로 셀소(비야레알) 등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메시도 컨디션 난조를 보여 최근 팀 훈련에 빠져 개인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도 출장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팀’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자국 프로축구 리그인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했다. 국제 대회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아시아의 강호’ 이미지가 흐릿해지던 찰나, 프랑스 출신의 에르베 레나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변했다.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지휘봉을 잡은 후 세대교체를 단행해 ‘젊고 빠른 팀’으로 개편했다.
효과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입증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호주에 밀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7승 2무 1패로 B조 1위를 차지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C조 최약체로 분류되지만, 레나르 감독의 용병술과 탄탄한 조직력이 반전을 만들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격진을 믿는다. 공격을 이끄는 살레 알셰흐리(알 힐랄)는 월드컵 예선에서만 7골을 폭발시켰다. ‘골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알셰흐리와 같은 소속팀인 왼쪽 윙어 살렘 알-다우사리도 월드컵 예선에서 7골을 터뜨렸다. 빠른 드리블로 수비진을 허물고,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슛이 좋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손흥민'이다.
경기 흐름은 아르헨티나가 공격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방어하는 모양새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구역에서 ‘잠금 수비’에 펼쳐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전술을 꺼낼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강력한 중원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메시를 앞세운 ‘한 방’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