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 독일이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당한 수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독일은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일본(24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경기 전 예측은 단연 독일을 향해 있다. 독일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3회 연속 4강 이상에 올랐다. 브라질 대회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통의 강호다.
지난 대회에서 양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독일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1938 프랑스 대회 이후 처음이었다. 반면 폴란드, 콜롬비아, 세네갈과 같은 조에 속했던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 국가에 일격을 당했던 독일은 더 단단히 준비하고 돌아왔다. 독일 사령탑은 이번 월드컵 감독 최고 연봉(89억원)을 기록한 한지 플릭 감독이다. 전력만 따지면 스페인과 함께 E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독일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J조를 1위로 통과했다.
독일은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구성됐다. 특히 지난 2014 브라질 대회 결승전에서 결승골로 우승을 이끌었던 마리오 괴체(프랑크푸르트)가 승선했다. 주장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주전으로 골대를 지키고, 니콜라스 쥘레(도르트문트)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마티아스 긴터(프라이부르크) 등 주축 센터백들이 수비진을 구성한다. 강력한 후보군이 많았던 미드필더진에는 레온 고레츠카, 조슈아 키미히(이상 뮌헨)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 등이 중원의 핵심을 맡는다.
공격진에서는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와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가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붙박이 주전 세르쥬 그나브리(뮌헨)와 카이 하베르츠(첼시)가 나선다. 18세에 불과한 도르트문트의 신성 유수파 무코코(도르트문트)도 발탁됐다.
일본은 기존 최고 성적을 넘어 8강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 2018년부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로 팀을 꾸려와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선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B조 2위로 본선에 올랐다.
일본 엔트리의 키워드는 '해외파'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와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나미노 타쿠미(AS 모나코) 등 엔트리 26명 중 해외파가 20명에 이른다. 이강인과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구보가 특히 주목받는다. 미국 ESPN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영건 5인방'으로 이강인과 함께 그를 꼽았다. 구보는 볼 컨트롤이 좋고 중거리 슛 능력을 갖췄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 국가대표로 결승전 결승 골을 넣었고, 현재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안드레 이니에스타도 "구보가 있는 일본은 스페인에 공포를 안길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팽팽한 결과를 예측하는 이들도 많다. ESPN은 독일의 3-2 승리를, 호주 스포르팅 뉴스는 독일의 2-0 승리를 예상했다. 독일 주장 노이어는 독일 '바바리안 풋볼'과 인터뷰에서 "일본은 준비된 방식대로 플레이하는 까다로운 팀"이라며 "분데스리가에는 일본인 선수가 여러 명이 있다. 일본인 선수가 포함된 팀과 치르는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차라리 스페인과 같은 팀을 상대로 하는 것을 선호한다. 상대를 잘 아니까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계했다.
일본 주장 요시다 마야(샬케)는 독일 슈포르트빌트와 인터뷰에서 "독일과 일본이 같은 수준의 팀은 아니다"라면서도 "승산이 없는 건 아니다. 독일이 무적이 아니라는 건 (2018년) 한국이 보여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