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23일부터 화물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가맹조직의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함에 따라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파업의 핵심 쟁점들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 간 입장차가 뚜렷하고, 건설현장 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우려하고 있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공공운수노조 총파업을 시작으로 24일 화물연대, 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 내달 2일에는 전국철도노조가 연쇄 파업에 돌입한다.
정부와 산업계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물류 대란이다. 운송 차량이 집단으로 운행을 멈추면 시멘트 업계나 건설업계가 직접 타격을 받는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안전운임은 매년 국토교통부 화물차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안전운송 원가에 인건비, 유류비, 부품비 등 적정 이윤을 더해 결정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이 사실상 화주 이윤에 따라 운임이 결정되는 구조라며 정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앞서 올 6월 벌였던 총파업을 끝낼 당시 정부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현행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이 전체 사업용 화물차의 6.2%에 불과한 컨테이너·시멘트 운송 차량으로 한정된다며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 중이다.
반면 정부는 3년간 안전운임제를 시행한 결과 당초 제도의 목적인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하다며 일몰 연장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자동차와 위험물 등 다른 품목들은 차주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품목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경영계는 유례없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집단 운송거부로 산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안전운임제가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제도"라며 "과학적·실증적 방법으로 화물차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