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축구 아이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이끄는 포르투갈이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프리카 복병' 가나를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른다.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과 같은 조(H조)에 속한 두 팀의 대결이기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럽지역 예선(A조)에서 5승 2무 1패(승점 17점)를 마크, 세르비아에게 1위를 내준 뒤 플레이오프(PO)에서 튀르키예와 북마케도니아를 차례로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순탄한 여정은 아니었지만, H조에서는 우루과이와 함께 2강으로 꼽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 FIFA 랭킹은 4개 팀 중 가장 높은 9위다.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호날두는 설명이 필요 없는 리빙 레전드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지만, 역대 남자축구 A매치 최다 골(117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국가대항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5번째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월드컵이기에 동기부여도 크다.
포르투갈은 더이상 '호날두 원맨팀'이 아니다. 20대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는 이미 월드 클래스로 인정받고 있다. 볼 키핑과 창의적인 패스, 날카로운 슈팅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워드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하파엘 레앙(AC 밀란)도 폭발력을 갖춘 공격수다. 이들은 2000년대 초·중반 포르투갈 축구를 이끌었던 루이스 피구·주앙 핀투·루이 코스타와 비견되며 새로운 황금 세대로 불리고 있다.
반면 수비력은 변수다.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라는 정상급 센터백이 있지만, 우리나이로 마흔인 페페(포르투)가 왼쪽 무릎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가나는 H조 4개 팀 중 FIFA 랭킹(61위)이 가장 낮다. 한국도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나 전력은 만만치 않다. 지난 17일 치른 랭킹 15위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일단 지역 예선보다 전력이 좋아졌다. 가나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전력 강화를 위해 귀화 선수를 대거 발탁했다. 전방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아틀레틱 빌바오)과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턴)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가 대표적이다.
윌리엄스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5골을 넣었다. 램프티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태는 선수다. 1m91㎝·82㎏ 거구인 살리수는 몸싸움이 거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뛰어난 압박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중원 리더 토마스 파티(아스널)가 건재하다. 그는 탄탄한 신체 조건(1m85㎝·75㎏)을 앞세워 저돌적인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다. 체력도 좋아서 수비 범위도 넓다. 전방 침투나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도 능한 편이다.
〈YONHAP PHOTO-0091〉 훈련하는 가나 축구대표팀 (도하=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가나 축구대표팀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 존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2.11.22 kane@yna.co.kr/2022-11-22 00:08:2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가나와 포르투갈은 월드컵에서 딱 한 번 만났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G조)였다. 포르투갈이 1-1 동점에서 나온 호날두의 결승 골로 승리했다. 이번 맞대결도 호날두의 컨디션과 경기력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의 심기는 현재 불편할 수밖에 없다. 가나전을 앞둔 23일 소속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공식적으로 결별했기 때문이다. 구단은 "상호 합의로 호날두가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최근 영국 방송에 출연한 호날두는 구단 운영과 에릭 텐 하흐 감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논란을 자초했다. 그 탓에 카타르에 도착한 뒤 같은 클럽에서 뛰는 대표팀 동료 페르난데스와 불화설이 나오기도 했다.
호날두와 세기의 라이벌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약체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안팎으로 구설에 시달린 호날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