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마커스 래시퍼드가 30일 웨일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한 뒤 세상을 떠난 친구를 위해 세레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숙적' 웨일스와의 경기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를 16강으로 견인한 마커스 래시퍼드가 득점의 기쁨을 잠시 뒤로 하고 최근 세상을 떠난 친구를 위해 세레머니를 했다.
잉글랜드는 30일 카타르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웨일스를 3-0으로 제압했다. 2승 1무로 승점 7점을 챙긴 잉글랜드는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영국 BBC는 2골을 몰아친 래시퍼드에 최고 평점인 7.86점을 부여하며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으로 선정했다.
래시퍼드는 경기 초반부터 위협적인 돌파와 시저스킥으로 골문을 두드리며 잉글랜드의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5분 프리킥 상황에서 시도한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이 웨일스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이어 후반 23분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로 수비수를 제친 뒤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골을 넣었다.
래시퍼드는 프리킥으로 첫 번째 골을 신고한 뒤 잠시 감정을 추스르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 검지손가락을 하늘을 향하며 조용히 속삭였다.
경기가 끝난 뒤 래시퍼드는 취재진에게 "오랜 기간 암으로 투병하던 친구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정말 좋은 친구였고, 최고의 지원군이었다. 오늘 친구를 위해 골을 넣어 기쁘다"고 했다.
이날 래시퍼드는 주변에 친구의 안타까운 소식을 공유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