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에서 아르헨티나와 폴란드가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스타 플레이어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계속해서 볼 수 있게 됐다.
'아시아 돌풍'을 몰고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C조를 들었다 놨다. 아르헨티나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메시를 흔들더니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극장골을 성공시켜 탈락 위기의 폴란드를 16강에 올려놨다.
아르헨티나는 1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C조 3차전에서 2-0 완승했다.
아르헨티나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지 않고 폴란드의 골문을 쉴 틈 없이 두드렸다. 67%의 볼 점유율로 폴란드(24%)를 압도했다. 아르헨티나는 25번이나 슈팅을 시도해 13개의 유효 슈팅을 만든 데 반해 폴란드는 4번의 슈팅 시도에 만족해야 했다.
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앙헬 디 마리아(유벤투스)가 올린 낮은 크로스를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브라이튼)가 논스톱 슛으로 깔끔하게 연결했다.
이어 후반 22분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가 뒤에서 따라오던 동료의 짧은 패스를 받아 페널티 라인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메시는 전반전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잠시 당황했지만 화려한 드리블과 7번의 슈팅 시도로 아르헨티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르헨티나는 C조 1차전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하며 충격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자 축구 팬들 사이에서 '메시의 선물'이라는 농담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메시는 곧바로 털고 일어나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경기에서 팀 공격에 힘을 실어 넣으며 자력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C조 3차전에서 폴란드의 극적인 16강 진출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날 펼쳐진 멕시코와의 3차전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다 살렘 알다우사리(알 힐랄)가 후반 추가시간이 다 끝나갈 무렵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아 페널티 라인 안으로 침투한 뒤 골키퍼와의 정면 대결에서 가볍게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 골로 C조에서 폴란드가 2위로 올라가고 멕시코가 3위로 내려앉았다. 1승 1무 1패로 승점이 4점으로 같아진 상황에서 골 득실이 폴란드가 0(멕시코 -1)으로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폴란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는데, 멕시코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막판 1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환한 미소를 지으며 16강 진출을 자축했다.
멕시코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는데도 16강 무대를 밟지 못한 건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이후 44년 만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