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축구대표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와 16강전에서 패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4·FC 바르셀로나)가 월드컵 통산 2골을 기록하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어느덧 노장이 된 그는 "차기 월드컵 출전이 두렵지 않다"는 각오를 전했다.
레반도프스키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에 1-3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설이다. 7번이나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 2021년 무려 43골을 터뜨려 '폭격기' 게르트 뮐러가 1972년 세웠던 리그 최다골 기록(42골)을 경신했다. FIFA 올해의 선수상도 2020년과 2021년 두 번이나 받았다.
월드컵에서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대에는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모국 폴란드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 최하위와 조 4위에 그치며 유럽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서른 살이 되어서야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본선에 데뷔했다. 이미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세 차례 수상했던 그였지만, 첫 본선에서 침묵했고 팀은 조별리그 1승 2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역시 쉽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는 멕시코와 1차전에서 후반 13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본선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대만큼 많은 비난이 그를 향했다.
레반도프스키의 5경기 연속 무득점 기록은 사우디아라비아와 3차전에서 비로소 깨졌다.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37분 쐐기 골을 터뜨린 후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펑펑 흘렸다. 분데스리가 통산 312골(리그 역대 2위), 바르셀로나 이적 후 13골을 터뜨린 그가 비로소 얻은 소중한 첫 골이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오른쪽)가 5일(한국시간) 프랑스와 16강전을 마치고 킬리안 음바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전한 끝에 16강에 올랐지만, 레반도프스키의 여정은 길지 못했다. 폴란드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마주했고, 레반도프스키는 새로운 전설 킬리안 음바페와 만났다. 음바페는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의 3득점에 모두 관여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레반도프스키처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데뷔했던 그는 이번 대회 5골을 포함해 두 대회 만에 누적 득점이 9골에 달한다. 레반도프스키도 경기 후반 페널티킥으로 통산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레반도프스키의 월드컵 통산 득점은 여기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4년 뒤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폴란드가 치열한 유럽 예선을 다시 통과한다는 보장도 없다. 레반도프스키는 "불확실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은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신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다음 월드컵 출전이 두렵지 않다"고 다짐했다. 패배 후에도 그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맞수로 만났던 음바페와 포옹을 나눴다. 좌절하는 대신 품격 있는 모습으로 '전설'다운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