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새 외국인 타자로 제이슨 마틴(27)과 계약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조건은 계약금 18만 달러, 연봉 72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 등 최대 100만 달러(13억원). 닉 마티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NC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여 마틴과 협상했다.
마틴은 '준척급 타자'다. 올 시즌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오클라호마시티)에서 타율 0.285 32홈런 107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374)과 장타율(0.564)을 합한 OPS가 0.938에 이른다. 맷 데이비슨과 퍼시픽코스트리그(PCL) 홈런 공동 1위, PCL 타자 중 유일하게 시즌 100타점을 넘겼다. 나이까지 젊어 KBO리그 몇몇 구단이 마틴의 동향을 체크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키가 작아서 그렇지 발도 빠르고 중거리 유형의 타자"라고 평가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도 "다부지게 타격하는 스타일"이라고 비슷한 얘길 했다.
매력적인 자원이지만 관건은 마틴의 포지션이었다. 마틴은 마이너리그 통산 외야수로만 5600이닝 이상 소화했다. 내야수 경험이 없어 포지션 전환이 어렵다. 그런데 NC는 내야보다 외야 뎁스(선수층)가 두꺼운 편이다. 1년 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건우와 손아섭의 자리가 굳건하다. 지난 9월 전역한 김성욱, 올 시즌 2군 홈런왕(17개) 오장한까지 백업 자원도 갖췄다. 지난달 19일에는 퓨처스(2군)리그 FA 한석현까지 영입, 사실상 외야 포지션이 포화 상태다.
반면 내야는 상황이 달랐다. 특히 박석민(37)이 버티는 3루는 보강이 필요했다. 시즌 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이 FA로 팀을 떠났고 수술 후 재활 치료 중인 박준영마저 포수 박세혁의 FA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서호철·도태훈을 비롯한 백업 자원은 경험이 부족하다. 박석민의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고려하면 코너 내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임선남 NC 단장은 "정말 좋은 자원이 있다면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을) 내야수로 갔을 거다. 조건에 맞는 선수가 없었다"며 "마틴은 (영입이) 가능한 범위에서 가장 좋은 선수인 거 같다"고 자평했다. NC의 외야수 영입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임 단장은 "박건우의 체력 안배를 위해 중견수 수비가 가능한 선수를 우선으로 봤다. 외야수라면 중견수가 가능한 선수여야 했다"고 마틴을 영입한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잔부상에 시달려 111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필에 따르면 마틴의 키(1m75㎝)는 크지 않다. 임선남 단장은 "체구는 작은데 타격 기술이 우수하다"고 촌평했다. KBO리그에서 새 출발 하게 된 마틴은 구단은 통해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야구 내·외적으로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스프링캠프 전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몸을 만들어 바로 실전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NC의 일원으로서 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