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되면서 재벌가들의 고가 저택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 현대, LG, 신세계 등 재벌들이 모여 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은 기본 100억원을 상회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8년 연속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켰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공시가에서 이 회장의 자택은 280억3000만원으로 올해 311억원보다 9.9% 떨어졌다. 이 단독주택은 연면적 2861.8㎡ 규모로 2016년 표준 단독주택으로 편입된 이후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2위는 이해욱 DL 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연면적 2617.4㎡)이다. 내년 공시가가 182억원으로 올해보다 11.6% 하락했다.
3위는 삼성그룹 호암재단이 용산구 이태원동에 보유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연면적 609.6㎡)이다. 내년 공시가격은 168억원으로 올해보다 9.0% 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귀빈을 맞을 때 승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내년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는 올해보다 5.95% 내려간다. 표준지 공시가는 5.92% 하락한다. 표준 단독주택 및 토지의 공시가 하락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전국 지역 중 서울의 공시가가 평균 –8.55%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196억원에 매입한 서울 중구 장충동 주택도 고가로 알려졌다. 고 이건희 회장 소유의 이 주택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가가 상속 처분 과정에서 ‘삼성가’의 장손인 이 실장에게 넘어갔다. 이 실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원래 단독주택이었지만 리모델링을 해 1층 사무실, 2층 직업훈련소로 개조됐고, 현재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다. 대지 2033㎡, 연면적 901㎡ 규모의 저택으로 이재현 회장의 집과도 지척에 있다.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한 달 넘게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저택도 100억원이 넘는 고가다. 정의선 회장은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고 있다. 현대차 총수 일가의 단독주택 7채가 모여 있는 곳이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성이 이노션 고문도 이곳에 살고 있다.
이 단독주택은 대지면적 1030㎡, 연면적 721.94㎡으로 지하 2층과 지상 2층의 규모다. 지난해 공시가가 116억원이 넘어섰다. 내년 공시가가 9% 정도 하락한다고 해도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남동은 한강이 감싸 안듯 흐르고 뒤로는 남산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꼽혀 국내 재벌 총수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