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은 지난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프로농구 원주 DB와 경기에서 28분 35초 동안 뛰며 3점 슛 3개 포함 17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으로 맹활약했다. 최준용을 앞세운 SK는 선수단의 줄부상으로 흔들리던 DB를 압도하면서 97-63 대승을 기록했다.
최준용은 SK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선배 김선형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톡톡 튀는 성격의 최준용은 악동 이미지가 강하지만, 농구 실력은 확실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54경기)에 출전해 평균 16점 5.8리바운드 3.5어시스트 1.1블록을 기록, 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올 시즌은 출발이 부진했다. 족저근막염을 앓다가 지난해 11월 24일 복귀했다. 최준용이 복귀하기 전 9위까지 떨어졌던 SK는 이후 12승 4패를 기록하면서 2위 싸움에 합류했다. 4일 기준 SK와 2위 울산 현대모비스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3위 창원 LG와는 승차 없이 승률만 0.006 차가 난다.
4일 경기에서도 최준용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전반을 9점 차 리드로 끝냈던 SK는 3쿼터 초반 잠시 DB에 추격을 허용했다. DB는 김현호와 드완 에르난데스를 앞세워 SK의 페인트존을 공략했다. 그러자 전 감독은 3쿼터 5분 36초를 남기고 최부경을 투입해 장신 4명을 포함한 '빅 라인업'을 가동했다. SK는 높이로 페인트존을 막았고, 김선형-최준용-워니 삼각 편대의 스피드를 앞세워 득점 사냥도 계속했다. 점수 차는 24점까지 벌어졌다. 스몰 포워드를 맡아줄 수 있는 최준용이 있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최준용은 4일 경기 후 “SK가 잘 나가는 건 내가 복귀했기 때문”이라며 “내 몸(컨디션)이 올라오면서 팀 경기력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승리만큼 눈에 띄는 건 역시 전희철 감독과의 ‘케미스트리'였다. 지난해 처음 프로 사령탑을 맡은 전희철 감독은 "시즌 전 SK의 물음표는 워니, 최준용, 전희철"이라고 말할 정도로 최준용을 집중 관리했다. 전 감독은 최준용이 농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다.
전희철 감독은 4일 경기 전 "우리가 DB보다 스탯에서 우위에 있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점수 차가 벌어진다고 올스타전처럼 농구하면 코트에서 빼 버릴 거라고 공표했다”고 경계했다. 전 감독은 팀이 대승을 거둔 후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고 기뻐했다.
최준용의 답변은 '모범 답안'으로 마무리한 전희철 감독과 조금 달랐다. 그는 "크게 이기고 있을 때는 재밌는 것도 해보고 싶은 게 선수(마음)"라며 "그러면 감독님께서 크게 화내신다. 너무 혼내시니까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현재 몸 상태는 60~70% 정도다. 5라운드가 되면 10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듯하다. 아직은 슛 밸런스가 안 맞고 발바닥도 조금 불편하다. 점프를 높게 뛰다가 착지하면서 겁이 날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이 사라지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최준용은 “우리가 왜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는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은 시즌 목표는 오롯이 우승이다. 그는 "(라운드) MVP는 전에도 해봐서 욕심이 안 난다. 난 우승을 이끄는 선수"라며 팀 우승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