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행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전 사이영상 수상자 트레버 바우어(32)가 결국 방출로 LA 다저스 생활을 마감했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바우어를 방출했다고 발표했다. 다저스는 지난 7일 7일 여성 폭행 혐의를 받고 194경기 징계를 마쳤던 바우어를 방출대기(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처한 바 있다. DFA 조처를 받게 되면 일주일 동안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아무도 바우어 영입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다저스는 바우어에게 마이너리그 계약조차 제안하지 않고 계약 관계를 마무리했다.
이번 결정으로 바우어는 공식적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다저스는 2023시즌 바우어의 잔여 연봉인 225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바우어는 제약 없이 타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타 구단은 바우어를 영입할 경우 메이저리그(MLB) 최저연봉(72만 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이 경우 다저스는 바우어의 연봉에서 최저연봉만 빼고 지불하게 된다.
바우어는 지난 2021년 초까지만 해도 리그 정상급 투수로 꼽혔다. 그는 2020년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며 11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단축 시즌이긴 해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시즌 후 3년 1억2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다저스로 이적했다. 매년 옵트 아웃을 선언해 FA를 재취득할 수 있었다.
바우어는 첫 해 17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여전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여성과 성관계 중 폭행한 혐의를 받으며 검찰 조사 대상이 됐다. 바우어가 조사 기간 유급 휴직 상태가 되면서 다저스는 연봉을 지불하고 선수는 쓸 수 없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결국 다저스는 그해 유망주를 소비하며 트레이드로 맥스 슈어저와 트레이 터너를 영입했지만, 끝내 우승에 실패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찰은 지난해 2월 바우어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MLB 사무국은 성폭력과 가정 폭력을 엄단하는 자체 규정에 따라 출장 정지 처분을 유지했다. 첫 징계는 324경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3일 징계가 194경기로 조절됐고, 이에 따라 올해는 개막전부터 출전이 가능해졌다.
에이스급인 바우어를 다저스가 기용할 지 관심을 끌었지만, 다저스는 결정 마감 시한이 되자 그를 40인 엔트리에 포함하지 않고 DFA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DFA 기간 동안 그를 원하는 다른 팀도 나오지 않으면서 끝내 무적 신세가 됐다.
FA는 됐지만, 새 소속팀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은 바우어 영입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다른 MLB 팀들이 바워를 영입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