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도엽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qudtn@edaily.co.kr /2023.01.04
“저는 타고난 연기자가 아니에요. 그래서 모든 걸 다 쏟아내야 합니다. 사실 연기를 하다 보면 근육통도 오고 육체적으로 아플 때가 있는데 그래도 성실하게 해냈다고 생각해요.”
배우 이도엽은 매 순간 진심을 담아 연기한다. 최근 진행된 SBS ‘소방서 옆 경찰서’(이하 ‘소옆경’) 종영 인터뷰에서도 이도엽의 그런 자세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소옆경’은 범인을 잡는 경찰과 화재를 잡는 소방관의 공동 대응 현장일지를 담아 타인을 위해 심장이 뛰는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팀플레이를 그렸다. 극 중 이도엽은 차기 대선주자 당대표 마중도(전국환 분)의 망나니 아들 마태화 역을 맡았다.
극중 마태화는 돈으로 모든 게 다 해결된다고 믿는 포악한 금수저다.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한 진호개(김래원 분)에게 앙갚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했다.
이도엽은 마태화 캐릭터에 대해 “돈과 권력을 가진 상류층 인간”이라며 “악하지만 악한 쪽으로 포인트를 주지 않았다. 내 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고 지키고 싶다는 것에 포인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도엽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병수 기자=qudtn@edaily.co.kr /2023.01.04 이도엽은 극과 극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소름을 유발하기도 했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없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인물에 접근할 때는 연기적 접근도 필요하지만 시청자들이 봤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며 “시청자들은 마태화가 얼마만큼 비굴해지느냐에 따라 통쾌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도엽은 그래서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늘 양면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도엽은 또 “마태화는 초반에 잔인무도한 인물처럼 보였다가 만행이 드러날 때쯤에는 어떻게든 덮으려고 안달 나는 모습을 보인다”며 “돈과 권력은 가졌지만 결국엔 우리와 다름없는 인간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벌을 받을 땐 마태화도 두렵고 상당히 불안했을 거라며 “그걸 원초적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도엽은 김래원과 붙는 신이 많았다. 함께 호흡한 소감을 묻자 “배우로서 김래원을 정말 좋아한다. 처음 만났을 때 ‘너의 팬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김래원의 호흡, 발성, 표정,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마음에 드는 부분을 돌려보면서 공부했는데 언젠간 써먹을 것”이라며 웃었다. 사진=SBS 제공 이도엽은 ‘소옆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김래원과의 대치신을 꼽았다. 극 중 꼬리가 밟혀 수감생활을 하게 된 마태화에게 진호개가 찾아오고 사건 설계자의 정체를 놓고 두 사람은 팽팽히 맞붙는다.
“김래원이 사탕을 주면서 ‘맛있냐?’고 한 대사가 애드리브였을 텐데 나도 애드리브로 ‘달다’ 이랬던 것 같아요. 사탕을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은데 사탕은 컸고 떨어트리면 안 되는 복합적 상황에서 뱉은 말이죠. 근데 여기서 나오는 뉘앙스, 표정을 시청자들이 묘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현장에서 제가 해낼 수 있는 건 다 해내서 마음에 드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