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35·LG 트윈스)는 야구 국가대표팀 단골 멤버다. 사실상 국제대회에 개근하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4일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30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개인 10번째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김현수와 대표팀의 인연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처음이었다. 당시 두산 베어스 스승이자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의 발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현수는 일본전 대타 결승타를 때려내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금메달 신화를 시작으로 2009년 WBC 4강,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 영예까지 함께했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2013년 WBC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김현수는 초대 우승을 차지한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총 8경기에서 타율 0.333 13타점을 기록,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때 활약을 발판으로 2015년 12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총 700만 달러(87억원)에 계약하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현수가 프로 데뷔 후 성인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한 건 2017년 WBC가 유일하다. 당시 소속팀 볼티모어가 김현수의 대표팀 차출에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김현수는 2018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후엔 다시 대표팀에 개근하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를 시작으로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출전했다.
국제대회에 많이 선발되는 건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김현수는 한국 야구대표팀 최다 경기 출전(59경기), 최다 안타(76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 10번째 WBC를 통해 기록을 더 늘릴 수 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62(KBO 통산 타율 0.316)를 기록, '국제용 타자'라는 기분 좋은 별명까지 얻었다.
김현수는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한 덕에 국가대표 포상 포인트 제도에 의거해 FA 자격을 1년 앞당겨 재취득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올림픽(2회)과 AG(3회), WBC(2회), 프리미어12(2회) 등에 출전하며 포상 포인트가 한 시즌 요건인 145일을 가볍게 넘어섰다.
김현수도 어느덧 30대 후반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WBC를 통해 직전 도쿄올림픽에서 흘린 눈물을 환희로 바꾸고 싶어 한다. 김현수는 도쿄올림픽에서 타율 0.400 3홈런 7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4회 쐐기 홈런을 터트렸다. 하지만 대표팀은 노메달 수모에 그쳤다. 주장을 맡은 김현수는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는 3·4위전 패배 후 "최선을 다했고 후배들을 정말 잘해줬다. 내가 잘 못해서 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여러 논란이 뒤따른 2018 AG, 준우승에 그친 2019 프리미어12 모두 주장을 맡았지만, 결과가 매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김현수는 최근 2년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연속 2할 후반대 타율로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결승타 1위(19개-17개)를 기록하며 해결사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주전 활약이 예상된다. 김현수를 포함해 외야수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나성범(KIA 타이거즈) 박해민(LG) 박건우(NC 다이노스) 등 5명이 뽑혔다.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나 1루수로도 얼마든지 출전할 수 있다. 김현수는 이번 WBC 대회에서 경험을 앞세워 명예회복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