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 집결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 총수들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한국시간) 다보스 아메론 호텔 연회장에서 '한국의 밤' 행사를 주최했다. 외빈들을 두루 만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좋은 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하니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부산 엑스포 유치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행사를 마친 뒤 “15년 전쯤 다보스에서 처음 '한국의 밤' 행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동안의 행사에 비해 오늘은 외빈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을 해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한결 달라진 외빈들의 반응을 접했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와 브랜드 홍보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만족스럽다. 다 잘 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 점심에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도 해외 기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분위기가 참 자연스러웠다"면서 "외국 기업인들과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상당한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한국에 대한 해외 리더들의 관심도가 커진 것 같다"면서 "해외 정상들이 참석하고 외빈 규모가 더 커진 걸 보면 몇 년 전 다보스에서 열렸던 '한국의 밤' 행사 때보다 달라진 것 같다는 점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의 '손님'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세계 각국의 정·재계 리더 500여명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 척 로빈스 시스코시스템즈 회장, 아서 G. 설즈버거 뉴욕타임스(NYT) 회장, 앤서니 탄 그랩 대표 등 다보스포럼을 빛낸 참석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국내 대표 기업 총수들은 연회장을 누볐다. 최·정 회장과 더불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손경식 CJ 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김영훈 대성 회장 등이 외빈들과 환담했다.
이날 이재용 회장이 현장에 있던 한국 취재진과 카메라를 소재로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취재진에게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더니 다 캐논 카메라이더라고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의 사진을 다 찍는데, 근데 카메라가 다 캐논만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자사 제품에 대한 이 회장의 뼈 있는 한 마디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취재진의 핸드폰이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인 것을 보고서는 "갤럭시였으면 내가 한마디 했을 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대한상의와 행사를 공동 주관한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회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12개 주요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대한상의는 이들 기업의 특성에 맞춰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일 중점 담당 국가를 선정하고 맞춤형 유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