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마운드에 오른 '대성불패' 구대성(54)의 호투가 메이저리그(MLB)까지 닿았다.
MLB 공식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은 21일 구대성이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투구한 영상을 게시하면서 "(만)53세의 투수가 아직도 공을 던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상 장면은 지난 19일 구대성이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랐던 모습이다. 구대성은 당시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0-7로 지던 8회 말 등판해 3명의 타자를 삼자번퇴로 돌려세웠다.
최고 구속은 시속 117㎞에 불과했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자신있게 몸 쪽을 파고드는 자신감 있는 직구는 대성불패로 불릴 때와 그대로였다. 특히 세 번째 타자였던 라이언 재뉴어리를 상대로는 몸쪽 깊숙한 공으로 루킹 삼진까지 잡아냈다.
MLB는 "53세 투수가 여전히 투구를 한다"며 "매우 놀랍다. 53세의 구대성은 여전히 타자들을 잡아내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1993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했던 구대성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통산 569경기에서 67승71패 18홀드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을 기록한 바 있다. 2001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 건너가 선발 투수로 변신했던 그는 2005년 뉴욕 메츠와 계약해 33경기 23이닝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당대 최고의 투수였던 랜디 존슨을 상대로 투수 타석에 들어서 2루타와 희생 번트, 홈 질주까지 해냈다. 홈 득점 상황에서 부상을 입으며 MLB 커리어를 오래 잇지 못했지만, 당시 경기에서 활약으로 국내외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