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TV 시장이 쪼그라든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게이밍 모니터에 한껏 힘을 주고 있다. LCD 패널 위주 라인업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듀얼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쏟고 있다. 가격 부담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산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대형 TV 대신 젊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꾸준히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154억3000만 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LG전자·레노버·델·AOC 5개 업체가 점유율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내 가전 투톱은 자체 기술력을 앞세운 신제품으로 타깃과 수요가 뚜렷한 게이밍 모니터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연초부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공개한 '오디세이 네오 G9'은 극강의 몰입감을 자랑한다.
32형 크기의 UHD 해상도 패널 2개가 이어 붙어있는 형태로, 기존 모델 대비 약 37% 커진 57형 크기를 갖췄다. 1000R 곡률의 커브드 디자인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듀얼 UHD 해상도(7680x2160)를 지원한다.
모니터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DP 2.1 규격을 뒷받침해 최고 수준의 화질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DP 2.1 규격은 DP 1.4 대비 약 2배 이상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며, 영상 정보를 왜곡 없이 전송하는 시각적 무손실 압축 DSC 코덱을 적용했다.
기존 LED 대비 40분의 1 크기로 작아진 '퀀텀 미니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고, 삼성의 독자 화질 기술인 '퀀텀 매트릭스 기술'과 'VESA 디스플레이 HDR 1000' 규격을 만족한다.
이 밖에도 240㎐ 고주사율·HDMI 2.1 포트 2개·끊김 없는 화면의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 등으로 쾌적한 게이밍 경험을 보장한다. 오디세이 네오 G9은 연내 출시가 기대되며, 가격 등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모델들이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e스포츠 팬들을 공략한다. 2년 연속으로 인기 대회의 공식 모니터로 선정됐다.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지난 18일부터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의 국내 리그 LCK와 독일에서 현지시간 21일 개최한 유럽 리그 LEC의 공식 모니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시리즈 처음으로 초당 360장의 화면을 보여주는 360㎐ 고주사율·마우스 클릭과 화면 동작 간 시차를 줄이는 '엔비디아 리플렉스' 기능을 적용해 게임 영상을 지연 없이 부드럽게 표현한다.
또 그래픽카드 신호와 화면의 주사율을 일치시켜 화면 끊김을 줄이는 '엔비디아 지싱크' 기능을 탑재했다. 25형 풀HD(1920x1080) 해상도의 IPS LCD 패널에 표준 색 영역 97%를 충족해 색 표현도 정확하다.
LG전자는 오는 25일 45형 커브드 올레드 모니터·27형 올레드 모니터·25형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올 상반기 중 한국·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