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추신수. [사진 SSG 랜더스] 한국프로야구(KBO)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41)가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엔트리 탈락에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끝내고 KBO에 진출한 뒤 줄곧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제언을 마다치 않았던 추신수의 이번 발언에 대해 야구팬은 등을 돌렸다.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해 WBC 대표팀 구성에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종 엔트리(30명) 발표 당시 가장 큰 논란이었던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과 유망주 투수인 문동주(한화)의 탈락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김광현(SSG) 양현종(KIA) 등 30대 중반 베테랑이 들어간 점도 아쉽다고 했다.
추신수는 “일본은 새로운 얼굴이 많다. 나라면 미래를 봤을 거 같다. 당장 성적보다는 많은 선수가 안 가는 게 많고 새로 선발되는 선수가 많았어야 한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 일본에서도 ‘김광현 또 있다’라는 기사 나온다. 이 선수들이 실력 부족한 게 아니다. 실력 좋은 젊은 선수가 많다. 왜 그런 선수가 왜 (발탁이) 안 되느냐 하는 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추신수는 “WBC 같은 국제 대회에 나가면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 마인드 등 많이 달라진다. 대회 갔다 와서 한국 야구에서 할 것들. 예를 들어 문동주가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던지는 선수가 KBO에 없다. 안우진도 마찬가지고. 국제 대회 통해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열어주는 거도 한국 야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안우진은 지난해 KBO 최고의 투수였다. 30경기에 출전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196이닝을 던지는 동안 2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외국인 에이스보다도 빼어난 활약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손가락에 물집이 터지는 상황에서도 출전을 강행, 부상 투혼을 선보이며 팀을 한국시리즈(KS) 진출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당시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이력이 지금까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이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안우진의 엔트리 탈락 배경에 대해 “선수 선발 기준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라는 상징적 의미와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라고 에둘러 표현할 만큼 당시 큰 이슈였다.
추신수는 “안우진이 분명히 잘못된 행동을 했고, 제삼자로서 들리고 보는 것만 보면 정말 안타깝다. 박찬호 선배 다음으로 잘될 재능을 지닌 선수인데, 나도 한국에서 야구를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게 정말 많다. 우리는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릴 때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전 정지 징계도 다 받았다. 그런데 국제대회를 못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신수는 “야구 선배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찍 태어나고 일찍 야구를 해서 선배가 아니다. 이렇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선수를 보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 후배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고, 잘못된 곳에서 운동하고 있으면 목소리를 내고 도움이 되려 해야 하는데 지켜만 본다. 그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추신수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해당 영상에서 팬들은 “국가대표는 실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수는 (국가대표가) 될 수가 없다” “용서는 피해자가 한다. 용서를 강요하지 마라” “피해자는 학교 폭력으로 평생 상처를 안고 산다. 학교폭력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