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단은 지난 19일 오지환과 6년 총액 124억원의 다년 계약을 했다. 그는 "구단이 좋은 대우를 해주며 날 인정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는 LG 구단 최초의 다년 계약이다. 아울러 창단 후 단일 계약 중 최고액이다. 오지환은 이번 계약으로 KBO리그 역대 유격수 최고 몸값(종전 50억원)을 기록하는 동시에 내야수로는 최초의 다년 계약을 체결한 선수로 KBO 리그 역사에 남게 됐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주장을 맡고 있는 데다 유격수여서 몸값이 더 높아졌다.
오지환의 나이와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하면 '대형 계약'이라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계약은 오지환이 서른네 살인 2024년 시작해 서른아홉 살인 2029년 만료된다. 사실상 그는 '종신 LG맨'으로 남는다. 현재까지 비(非) FA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 중 가장 늦은 나이에 계약이 만료된다.
LG는 오지환의 내구성을 믿는다. 오지환은 최근 10년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98경기(5262타석)에 출장했다. 같은 기간 리그 최다 출장 2위 김성현(SSG 랜더스·1268경기)보다 30경기 더 많이 출전했다.
유격수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지환의 출장 횟수는 더욱 대단하다. 유격수로서 두 번째로 많이 나선 두산 베어스 김재호(1146경기, 3932타석)보다 훨씬 많이 뛰었다. 오지환이 6년 장기 계약을 맺은 비결이다. 차명석 LG 단장은 "오지환은 내구성이 검증된 좋은 유격수다. 매 시즌 거의 전 경기를 뛸 정도로 팀에 대한 공헌도가 컸다"고 높이 평가했다.
오지환은 경기 출장에 대한 책임감과 욕심이 크다. 평소에도 "선수는 다치지 않으면 무조건 경기에 나가야 한다" "몸 관리를 하는 것도 프로의 실력이다"고 했다. 류지현 전 감독은 한여름 오지환의 체력 부담을 걱정해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자 오지환이 "경기에 너무 뛰고 싶다"고 해서 혀를 내둘렀다. 오지환은 이 경기(7월 7일 대구 삼성전)에서 3타수 2안타 4타점 2볼넷으로 11-9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말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에는 "건강한 몸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번 FA 계약 후에도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수는 아프지 않아야 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건강한 몸이 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장기계약에는 위험 부담이 뒤따른다. 특히 오지환처럼 계약이 서른아홉 살에 만료되면 구단이 떠안는 리스크는 더 크다. 총액 124억원 계약 중 옵션이 24억원(보장액 100억원) 포함되어 있다. 출장 경기에 따른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오지환에게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그는 "구단에서도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이번 계약으로 부담보단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감독님이 기용 걱정을 하지 않도록 선수는 항상 (경기에 나서도록) 미리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오지환과 다년 계약 협상 추진을 공개한 차명석 단장은 "오지환은 박용택을 뒤를 이을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평가된다. 오지환도 팀에 대한 애정이 크고, 계속 LG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여러 요소를 고려해 계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