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대표 공수겸장 3루수였던 스캇 롤렌(48)이 올해 유일한 명예의 전당 입회자로 뽑혔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5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선출한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롤렌은 득표율 76.3%(297표)를 기록, 올해 후보자 28명 중 유일하게 입회 기준선(득표율 75%)을 넘겼다.
롤렌은 지난 2012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고, 은퇴 5년 후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에 올랐다. 입회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도전인 2018년 투표에서는 득표율 10.2%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해마다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탈락자 중 가장 높은 63.2%의 득표율을 찍었다. '우상향'을 찍은 득표율 덕분에 희망적인 전망이 그를 따랐고, 올해 6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이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99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롤렌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002∼2007년), 토론토 블루제이스(2008∼2009년), 신시내티 레즈(2009∼2012년) 4개 팀에서 17년을 뛰었다. 1997년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통산 타율 0.281 홈런 316개 타점 1287개 안타 2077개를 남겼다. 홈런에 더해 2루타도 517개나 때릴 정도로 장타력이 뛰어났고 수비력도 완벽했다. 통산 8번이나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고, 올스타로도 7번 선정됐다.
롤렌은 데뷔해 은퇴할 때까지 3루수로만 뛴 전문 3루수다. 1982년 BBWAA 투표로 입회한 선수 중 전문 3루수는 롤렌과 치퍼 존스 뿐이다.
한편 롤렌과 함께 입회를 노렸던 콜로라도 로키스 출신 강타자 토드 헬튼은 5번째 도전에서도 실패를 맛봤다. 입회 기준에 11표가 모자란 득표율 72.2%에 머물렀다.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입회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 도전에 실패한 이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에서 2루수로 활약한 제프 켄트는 10번째 도전에서 46.5%의 득표율에 그쳤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 이는 10번째 도전에서도 입회하지 못하면 투표 입회 도전 자격을 잃게 된다.
금지 약물 논란을 빚은 이들은 이번에도 적은 득표를 기록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35.7%) 매니 라미레스(33.2%) 둘 다 40%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선수 시절 '가을 사나이'로 명성을 날렸던 카를로스 벨트란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사인 스캔들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첫 걸음을 남겼다. 그는 득표율 46.5%로 올해 첫 번째 도전자 중 1위를 기록했다.
롤렌은 현대야구 시대 위원회 투표를 통해 입회하는 프레드 맥그리프와 함께 올해 7월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리는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 참석한다. MLB 통산 493홈런을 친 맥그리프는 BBWAA 투표에서 탈락했으나 지난달 위원회 투표에서 만장일치를 얻고 입회 자격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