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정우영(24)은 지난 21일 오지환·김윤식·강효종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로 떠났다. 오는 30일 스프링캠프지로 떠나는 선수단 본진보다 열흘 먼저 출국한 것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다. 정우영은 "예전부터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선호했는데 코로나19 탓에 그러질 못했다"며 "잠실에선 훈련 중인데 날씨가 추워 공을 던지기 쉽지 않다. 따뜻한 곳에서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지난달 대회 공인구를 전달받고 마음이 설렜다. 지난 4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30인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되자 감격해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됐을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 이뤄졌다. WBC 전 경기에 다 던져도 괜찮다"고 웃었다.
그토록 원한 태극마크였다. 2019년 신인왕 출신 정우영은 입단 후 4시즌 동안 16홀드-20홀드-27홀드-35홀드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했다.
하지만 태극마크와 인연은 없었다. 정우영은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 올림픽 명단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하면서도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언더핸드' 투수 출신의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2022년 홀드왕에 오른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정우영은 국제 무대에서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여서 활용도가 더욱 높을 수 있다. 그는 "앞서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탈락한 경험도 있었다. 이번 대회만큼은 제발 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며 "최대한 많은 국제대회 경기를 뛰고 싶다. 전 경기 등판해도 괜찮다. 나라를 위해 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WBC를 준비하는 기대감도 크다. 그는 "이번 대회에 미국과 일본 대표팀에 메이저리그 선수를 포함해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맞붙을 생각을 하니 기대감이 크다. 또 내 공에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고 웃었다.
정우영은 1999년 토끼띠 출신이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대표팀에 3번 모두 다녀오는 것"이라고 했다. 3월 WBC를 시작으로 나이 제한이 있는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11월) 출전까지 의미한다. 그동안 국가대표 탈락의 설움을 안고 있던 그는 "국가대표팀에 항상 불러주시면 감사하다. 선수로서는 모든 대회에 나가면 경험도 쌓고 좋다. 정규시즌 성적과 몸 상태가 중요하겠지만 국가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진심인 그는 자비를 들여 후배 강효종의 해외 전지훈련까지 지원하고 있다. 정우영은 "투수에게 (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 열흘은 차이가 크다. 3월 대회니까 열심히 빨리 몸을 만들고 싶다. 올해엔 예년보다 페이스를 더 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