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V리그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팀당 24경기씩 치른 남녀부 14개 팀은 31일부터 바로 5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여자부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인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과 '블로퀸(블로킹과 퀸의 합성어)' 양효진(34·현대건설)이 주도하는 선두 경쟁이 가장 큰 관심사다.
개막 15연승을 달리며 독주하던 현대건설은 지난 20일 GS칼텍스전에 이어 24일 한국도로공사전까지 패하며 주춤했다. 올 시즌(2022~23) 처음으로 2연패를 당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지난달 18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며 공격력이 약해졌다. 4라운드 초반에는 베테랑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가 분전하며 연승을 달렸지만, 그가 체력 저하를 드러낸 최근 2경기에서는 야스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31일 기준으로 승점 57을 기록, 2위 흥국생명(승점 54)에 3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불거진 구단의 불통 운영 논란으로 인해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4라운드에서 4승(2패)을 거두며 분전했다. 팀 리더 김연경이 코트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옐레나의 득점력은 여전하고, 최근엔 아웃사이드 히터 김미연의 경기력도 좋아졌다.
중요한 경기에서 흔들린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11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고, 현대건설이 2연패 하며 승점 차를 없앨 수 있었던 25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1-3으로 완패하며 추격 기회를 놓쳤다. 두 팀은 내달 7일 맞대결한다.
포스트시즌(PS) 진출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3위를 두고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3위는 승점 38을 기록한 한국도로공사다. KGC인삼공사(승점 35)와 GS칼텍스(승점 33)가 뒤를 쫓고 있다.
김연경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공격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에이스이자 김연경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 캡틴이 된 박정아(30)가 버티고 있다. 3라운드 다소 주춤했던 그는 가장 최근 경기였던 27일 GS칼텍스전에서 29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한국도로공사는 살아난 박정아가 외국인 선수 캣벨과 함께 쌍포 화력을 높이며 4라운드 7개 팀 중 최다 승점(12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도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26)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소휘는 선두 현대건설, 2위 흥국생명전에서 각각 공격 성공률 47.74%와 42.54%를 기록하며 강팀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GS칼텍스가 지난 20일 현대건설전에서 승리(세트 스코어 3-2)했을 때도 그가 팀 최다 득점(25)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도 25일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하는 등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다. 엘리자벳이라는 리그 최고의 득점 기계가 있고, 최근엔 젊은 미들 블로커 정호영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공·수 모두 '살림꾼' 역할을 해내는 이소영(29)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득점 부문 국내 선수 3위(326점) 공격 종합 6위(36.48%)에 올라 있고, 리시브 효율 48.17%(4위)를 기록하며 리그 공격수 중 유일하게 이 부문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력은 KGC인삼공사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