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겨울을 보낸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22·마요르카)과 조규성(25·전북 현대)이 결국 현 소속팀에 잔류한다. 거듭 이적설이 쏟아졌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1일(한국시간) 유럽 주요 리그 겨울 이적시장이 마감됐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이강인과 조규성의 이적이 무산됐다. 스페인 무대를 누비는 이강인은 빅리그 내 이적, 조규성 역시 유럽 유수 리그 진출을 바라는데, 이 시장들은 일단 문을 닫았다. 이들은 1월 다수 팀의 관심을 받고도 이적하지 못했다. 속사정이 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강인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잉글랜드)의 관심을 받았다. 스페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에메리 감독은 비야레알을 이끌던 시절에도 이강인을 원했다. 또한 애스턴 빌라 외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6 팀 중 하나가 그를 주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적시장 막판에는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 영입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적을 원했다. 그러나 소속팀 마요르카는 핵심 선수인 그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마요르카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를 중단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마요르카와 이강인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빅클럽의 구애가 이어진다면, 마요르카도 오는 여름에는 붙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스페인 이적 소식에 정통한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아틀레티코는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는 올해) 6월까지 이강인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스페인 매체 라 라손 역시 아틀레티코가 2023~24시즌을 앞두고 다시 이강인 영입에 착수하리라 전망했다. 지난달 독일 마인츠와 스코틀랜드 셀틱이 조규성(오른쪽)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조규성은 고민 끝 전북 잔류를 택했다.(사진=연합뉴스)
조규성의 상황은 다르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조규성을 주목했다.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던 두 팀은 조규성 영입에 진심이었다. 250만 파운드(38억원)의 비싼 이적료를 지불하더라도 그를 품겠다는 의지였다.
유럽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조규성이지만, 이적 시기에 관한 고민이 컸다. 유럽 시즌이 한창인 1월 새 팀에 합류하면 적응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조규성은 지난달 “1월에 가면 좋을지, 여름에 이적하면 좋을지 등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박지성 디렉터, 김상식 전북 감독을 비롯해 주변 선후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가 고심하는 사이 셀틱과 마인츠는 눈을 돌렸다. 셀틱은 타깃을 수원 삼성 공격수 오현규로 바꿨고, 빠르게 영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마인츠는 프랑스 출신의 장신 스트라이커 뤼도빅 아조르크를 품었다. 지갑 사정이 빅클럽 만큼 넉넉지 않은 두 팀이기에 사실상 이때 조규성의 이적 가능성은 사라졌다. 유럽 진출을 추진하던 조규성이 장고 끝 전북 잔류를 택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주요 리그 이적시장이 마감되면서 조규성의 유럽 진출 꿈은 미뤄졌다. 유럽 리그의 일정이 끝난 6월, 조규성은 다시 이적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유럽 팀의 관심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규성의 활약이다. 지난해 17골을 넣어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이 당시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여름에도 좋은 제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의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한 조규성은 새 시즌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