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권을 보장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내 문화예술계를 총망라하는 24개 창작자 단체들이 국회로 모인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은 오는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가 진행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선언회는 국민의힘 성일종, 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공동주최한다.
지난해 성일종, 유정주 의원이 각각 같은 취지로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영상저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양도했다 하더라도 영상물 최종공급자로부터 이용 수익에 따른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가 세계적 성과를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작가, 감독들은 저작자로서 작품 이용에 따른 수익을 분배 받을 권리가 없어 해외에 쌓여가는 한국 창작자들의 저작권료를 국내로 들여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 이에 따라 저작권법 개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DGK 측은 지난해 8월 법안 발의와 함께 개최된 ‘천만영화 감독들 마침내 국회로: 정당한 보상을 논하다’ 토론회에 이어 지난 12월달에는 황보승희 의원실 주최로 ‘K콘텐츠시대 저작권법상 감독 등 보상권 관련 토론회’가 열리는 등 공론화 및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상임위에서는 아직 법안 심사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영화·영상업계 내 창작자 단체는 물론 인접 분야 창작자 단체들까지 합심해 저작권법 개정안의 조속 통과를 촉구하게 됐다고 이번 선언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배우이자 감독인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날 행사에서는 창작자 단체들의 개정안 지지 선언 발표 외에도 스페인, 아르헨티나로부터 송금된 한국 영화, 드라마 감독들의 저작권료 수여식이 함께 개최된다. 프랑스,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해외 40여 개국에서 선행되고 있는 ‘정당한 보상’은 베른협약에 명시된 내국인 대우 원칙에 의해 해당 국가 내에서 이용되는 작품의 국적에 관계없이 저작자의 보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한국 감독들도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저작권료를 수령할 권리가 있지만, 저작권료의 국외 송금은 호혜 평등의 원칙에 따라 상호대표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 즉 한국에서도 상대국 저작자의 저작권료를 수집하여 송금할 수 있어야만 상대국에서도 송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스페인의 저작권 관리단체 DAMA(Derechos de Autor de Medios Audiovisuales)와 아르헨티나의 DAC(Directores Argentinos Cinematográficos)으로부터 선제적 송금이 이뤄진 것은 국내 저작권법 개정 운동에 대한 양 단체의 지지 의사가 반영된 것이다. 이번 송금을 통해 저작권료를 수령하게 된 대상자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포함한 영화·드라마 감독 5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황동혁(영상 참석), ‘기억의 밤’의 장항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홍원찬, ‘혼자 사는 사람들’의 홍성은 감독 등이 선언회에 참석, 대표로 저작권료 수령 소감을 밝히고 저작권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영화감독 뿐 아니라 ‘킹덤’의 김은희 작가 등도 참석하여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에 힘을 보탠다. 또한 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과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표인 양윤호 감독,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정주 의원, 황보승희 의원 등 다수의 국회 의원들과 DAC, DAMA 등 해외 저작권관리단체 대표들이 축사를 통해 본 개정안 통과 지지 및 개정안의 의미를 밝힌다.
지지 선언에 참여하는 창작자 단체는 현재까지 영화·영상 관련 DGK,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한국영화감독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독립PD협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한국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 한국영화조명감독협회, 한국영화배우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한국방송스태프협회, 한국독립영화협의회, 한국독립영화협회 18개 단체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한국시각예술저작권연합회, 웹툰작가노동조합,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문화예술노동연대, 문화연대 등 인접 분야 창작자 단체 및 문화사회단체 6개 단체를 합한 24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