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 에르난데스(46)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3시즌 목표를 전했다.
세자르 감독은 11일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비즈니스센터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한국 방문 일정이 줄어들었지만, 그는 배구인 그리고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자르 감독은 이 자리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보낸 첫해(2022년)를 돌아보고, 2023년 비전을 전했다. 올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등 중요한 국제대회가 이어진다.
여자배구는 김연경·양효진·김수지 등 그동안 팀을 이끈 베테랑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하며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출전한 발리볼내이션스리그에선 전패(12패)를 당하며 그 공백을 절감했다. 이에 세자르 감독은 올해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원팀(one-team)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한국행 배경은.
"정규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직접 경기를 볼 기회다. 선수·지도자를 직접 만나 소통할 기회다. 비록 짧은 시간(사흘)이지만 한국에 와서 기쁘다. 미디어·팬과도 소통할 수 있어서 기쁘다."
- 지난해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총평을 전한다면.
"분명히 쉽지 않은 한해였다. 하지만 (김연경 등) 주축 선수가 은퇴하고, 새 얼굴들에 경험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물론 대회 성적 등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조금씩 성장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리(한국 대표팀)의 퍼포먼스, 국제 경쟁력이 다소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는 나도 노력하겠다."
- 부상자가 많았다.
"부상은 항상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게 운동선수의 숙명이다. 감독은 이런 상황을 잘 극복해야 한다.
- V리그 감독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 각 구단과는 더 긴밀해야 한다. 경기력 향상위원회의 도움을 받겠다. (리그 사령탑들과) 더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 경험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보완하겠다."
-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국제 배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맞출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빠르고 파워풀한 배구가 추세다. 한국 여자배구도 따라가야 한다. 일단 체력과 기술, 전술도 흐름에 맞춰서 가야 한다. 세터가 조금 더 빠른 배구를 해야 한다. 공격도 힘 있는 배구를 추구하면서도 상황에 맞춰서 가야 한다."
- 대표팀 소집 기간은 짧다. 갑자기 체격 조건이 달라지기도 어렵다.
"짧은 소집 기간으로 보완점을 단번에 보완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국제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유럽 국가들처럼 키가 크고, 힘이 좋지 않아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한국만의 장점을 녹이는 게 중요할 것이다."
- 현재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전한다면.
"서브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블로킹은 약하지만, 수비력이 강하다. 국제적인 흐름에서 평가하자면, 공격적인 부분에서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의) 경험도 조금 더 쌓여야 한다."
- 소속팀(튀르키예 바키프방크) 일정도 소화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사령탑 임무를 위해 하는 노력은.
"대표팀을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영상을 잘 보고 있다. V리그 경기 영상도 다 보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분석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올해 국제대회가 많다. 가장 중요한 대회는.
"올림픽은 가장 중요한 대회다. 올해 열리는 예선전을 가장 잘 치러야 한다. 대회에 직행할 첫 기회다. 아시안게임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회다. 잘해야 한다. 아시아선수권도 올림픽 직전에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경기력을 점검할 기회다. 발리볼내이션스리그도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대회다. 올림픽 진출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 김연경·양효진·김수지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의 은퇴 공백을 어떻게 메울 생각인가.
"배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던 김연경이다. 작년 공백을 절감했다. 하지만 그런 슈퍼스타 한 명에게 의존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조직력 등으로) 상대에게 중압감을 줄 수 있는 하나의 팀을 보여줘야 한다."
- 오늘(11일) 흥국생명-IBK기업은행전 관람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기면 1위에 오를 수 있는) 흥국생명에 매우 중요한 경기다. IBK기업은행도 대표팀 선수들이 많다.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관심이 간다. 경기 뒤 김연경 등 여러 선수를 만날 것이다."
- 튀르키예 대지진과 관련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집과 가족을 잃은 이들이 많다. 전 세계가 돕고 있다. 내 모국(스페인) 국민, 김연경 선수 등 모든 사람이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터키에 많은 분에게 기도를 해주길 바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