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마카체프(32·러시아)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와 ‘슈퍼 파이트’에서 승리한 후 UFC 최강 파이터로 거듭났다.
UFC 라이트급 챔피언인 마카체프는 12일(한국시간) 호주 퍼스의 RAC 아레나에서 열린 UFC 284에서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현 페더급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를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부심 3명 중 한 명은 49-46, 둘은 48-47로 마카체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를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를 두른 마카체프는 볼카노프스키를 꺾으면서 1차 방어에 성공했다. 또한 파운드 포 파운드(P4P) 2위였던 마카체프는 볼카노프스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P4P는 체급을 세분화해 경쟁하는 격투 스포츠에서 모든 선수의 체급이 같다고 가정할 때 누가 가장 강할지를 정한 순위다.
터치 글러브와 함께 탐색전이 펼쳐졌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1라운드 중반, 볼카노프스키의 묵직한 뒷손이 마카체프의 얼굴에 꽂혔다. 마카체프도 빼지 않았다. 주먹을 섞어 볼카노프스키에게 다운을 얻어냈다. 이후 마카체프가 레슬링 싸움을 주도했고, 백 포지션을 잡은 채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라운드 역시 볼카노프스키는 타격, 마카체프는 그라운드 싸움을 원했다. 니킥과 어퍼컷으로 재미를 본 마카체프는 여러 차례 클린치 상황을 만들며 경기를 주도했다. 김대환 UFC 해설위원은 2라운드 종료 후 “볼카노프스키의 입이 벌어졌다. 페더급에서 싸울 때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보인다”고 짚었다.
볼카노프스키는 끊임없이 스탠스를 바꾸며 마카체프에게 혼란을 주려고 했다. 마카체프의 계획은 볼카노프스키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3라운드 막판 볼카노프스키가 기회를 잡았다. 마카체프가 미끄러져 넘어졌고, 이후 볼카노프스키가 타격으로 몰아붙이며 종료 공이 울렸다.
4라운드 3분여를 남기고 두 파이터가 케이지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마카체프가 순간적인 태클로 볼카노프스키를 넘어뜨린 후 보디 트라이앵글을 잠궜다. 볼카노프스키는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카체프의 팔을 콘트롤 했다. 또한 마카체프의 다리에 묶인 채로 주먹을 넣었다.
진한 포옹으로 시작된 5라운드. 치열한 레슬링 싸움이 이어졌으나 누구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볼카노프스키의 펀치가 적중했고, 톱 포지션을 점유했다. 이후 볼카노프스키는 마카체프의 보디와 얼굴을 두들기며 포인트를 쌓았다.
전체 유효 타격에서는 볼카노프스키(164회)가 마카체프(95회)보다 월등히 앞섰다. 중요 타격에서도 볼카노프스키(70회)가 13회 많았다. 그러나 마카체프가 테이크 다운(9회 중 4회 성공)에서 볼카노프스키(4회 모두 실패)보다 크게 앞서며 심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경기로 마카체프는 UFC 12연승을 질주함과 동시 종합격투기(MMA) 통산 24승 1패를 기록했다.
‘페더급의 왕’ 볼카노프스키는 코너 맥그리거, 다니엘 코미어, 아만다 누네스, 헨리 세후도에 이어 UFC 두 체급 동시 챔피언을 노렸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2013년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도 ‘22’에서 마치게 됐다.
MMA 전적 25승 2패를 쌓은 볼카노프스키는 이제 페더급으로 돌아간다. 같은 날 열린 코메인이벤트 페더급 잠정 타이틀전에서 조시 에멧(미국)을 꺾은 야이르 로드리게스(멕시코)와 추후 페더급 왕좌를 두고 대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