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4-26, 21-25, 25-21, 25-22, 15-8)로 역전승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서재덕(34·15점)과 임성진(24·13점) 열 살 차이 국내 아포짓 스파이커 듀오가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해내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3승(15패)째를 거둔 한국전력은 승점 41을 기록, 3위 우리카드(승점 41·14승 14패)와의 승차를 지웠다. 종전 5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1·2세트 모두 같은 패턴으로 내줬다. 초반에 앞서갔지만, 20점 진입을 앞두고 범실이 속출하며 역전당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분위기를 바꾼 건 국내 선수들이었다. 서재덕은 3세트 스코어 6-5에서 연속 서브 에이스를 해냈다.
박빙 승부가 이어졌던 세트 후반엔 '라이징 스타' 임성진이 빛났다. 21-19에서 퀵오픈 득점으로 3점 차 리드를 이끈 그는 23-20에서는 엔드라인에 걸치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성공시키며 세트 포인트(24-20)를 만들었다. 한국전력은 24-21에서 타이스가 퀵오픈을 성공하며 반격했다.
4세트도 서재덕과 임성진의 활약이 이어졌다. 서재덕은 3-1에서 우리카드 송희채의 퀵오픈을 블로킹했고, 임성진은 6-6에서 직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서재덕은 8-6로 달아나는 서브 에이스까지 꽂았다. 한국전력은 우리카드 김지한의 서브·공격 범실로 4점 차로 앞섰고, 이어진 수비에서 공격권을 되찾은 뒤 서재덕이 다시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한국전력 세터 김광국은 국내 공격수 듀오에게 상대 블로커가 몰리자,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가 있는 방향으로 토스에 공격 루트를 더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을 활용한 중앙 속공도 시도했다.
1·2세트보다 한결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을 보여준 한국전력은 5점 앞선 채 4세트 20점 고지를 밟았다. 김지한·송희채에게 연속 실점하며 추격당한 21-19에선 다시 서재덕이 나서 대각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상대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24-21)에서도 서재덕이 터치 아웃을 끌어내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한국전력은 5세트도 기세를 이어갔다. 4세트까지 결정적인 순간엔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타이스가 초반 연속 3득점 하며 한국전력의 4-0 리드를 이끌었다. 1·2세트 블로킹 4개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던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도 7-4에서 김지한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진가를 보여줬다.
점수 차를 벌린 한국전력은 타이스와 신영석이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효과적인 수비와 공격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결국 7점 앞선 채 5세트 15점째 득점을 해냈다.
우리카드는 주포 리버맨 아가메즈의 부진 속에 지난달 25일 삼성화재전부터 5연패를 당했다. 아가메즈가 완벽한 타이밍에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건 3세트 중반까지 단 한 번뿐이었다. 승부처였던 5세트도 초반에 교체됐다. 이날 12득점·공격 성공률 36.36%에 그쳤다.
경기 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아가메즈의 전성기보다 리듬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걱정했다. 우리카드의 포스트시즌(PS) 진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