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5연패를 당했다. 국내 선수들은 분전하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다.
우리카드는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6-24, 25-21, 21-25, 22-25, 8-15)으로 패했다. 1·2세트를 잡았지만, 내리 세 세트를 내줬다. 뼈아픈 패전이었다.
우리카드는 시즌 14패(14승)째를 당했다. 풀세트 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 시즌 41을 만들었지만, 한국전력과의 승점 차가 사라졌다.
우리카드는 최근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가 부진하며 고전하며 고민이 커졌다. 아가메즈는 3일 삼성화재전에선 8득점·공격 성공률 31.25%에 그쳤다. 신영철 감독도 "전성기보다 리듬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아가메즈의 부진은 한국전력전도 이어졌다. 1세트 스코어 1-2, 1-3에서 한국전력 미들 블로커 신영석에게 연속 블로킹을 당했다. 10-11에서 시도한 오픈 공격도 서재덕에게 가로막혔다.
우리카드는 중앙 공격과 강서브로 그리고 블로킹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4-6에서 세터 황승빈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미들 블로커 최석기가 속공 득점을 해냈고, 국내 에이스 나경복은 12-12, 15-12에서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켰다. 세트 초반 열세를 뒤집은 우리카드는 교체 투입된 신예 아웃사이드 히터가 득점에 가세하며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고비도 있었다. 23-21에서 오랜만에 공격 기회를 얻은 아가메즈의 스파이크가 임성진에게 블로킹 당한 것. 아가메즈는 이어진 기회에서도 공격 범실을 범하고 말았다.
우리카드는 결국 24-24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한국전력 서재덕이 서브와 백어택 라인오버 범실을 연달아 범한 덕분에 26-24로 1세트를 잡았다.
우리카드는 2세트 초반도 고전했다. 세터 황성빈은 아가메즈 대신 다른 공격수 나경복과 송희채에게 자주 토스했고, 한국전력 블로커들은 이 패턴을 간파하고 두세 명이 가담해 효과적인 수비를 펼쳤다. 우리카드는 한때 6점 차까지 리드를 허용했다.
우리카드는 다시 중앙 공격과 서브로 분위기를 바꿨다. 미들 블로커 이상헌이 5-11, 7-13 상황에서 속공으로 득점했고, 최석기는 9-14에서 서재덕의 퀵오픈 공격을 블로킹해냈다. 침묵하던 아가메즈는 11-14에서 연타 공격을 성공시켰고, 12-14에선 임성진의 퀵오픈을 블로킹하며 우리카드의 추격을 이끌었다.
분위기를 바꾼 우리카드는 신예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을 투입해 측면 공격력도 강화했다. 그가 19-20에서 퀵오픈 득점을 해낸 뒤 20-20에서 스파이크 서브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고, 22-21에서 아가메즈가 모처럼 완벽한 타이밍에 퀵오픈 스파이크를 상대 코트에 꽂으며 포효했다.
2세트도 서브로 결정지었다. 박빙 상황에서 서버로 나선 나경복이 엔드라인에 걸치는 서브 에이스를 해내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우리카드는 이어진 수비에서 공격권을 가져왔고, 송희채가 마무리하며 두 세트 연속 잡았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전력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우리카드는 3·4세트 모두 내주고 말았다. 부진한 아가메즈는 3세트 후반 한태준과 교체됐고, 4세트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5세트도 상대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는 초반 맹폭으로 기세 싸움을 주도했지만, 아가메즈는 0-4에서 벤치로 물러났다. 우리카드는 결국 무기력하게 5세트(스코어 8-15)를 내줬다.
이날 우리카드 국내 공격수 송희채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22점)을 세웠지만, 소속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우리카드 2021년 12월 10일 KB손해보험전 이후 2년 2개월 만에 다시 5연패를 당했다. 경기 뒤 신영철 감독은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아가메즈의 기량이나 컨디션을 탓하진 않았다. 그저 책임감을 보여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카드가 올 시즌 가장 큰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