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22)은 1차 스프링캠프(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출발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 2023년 연봉 협상에서 지난해(1억7000만원) 대비 35.3% 오른 2억3000만원에 사인한 것. KIA의 비(非) 자유계약선수(FA) 재계약 대상자 중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정해영은 2022시즌 55경기에 등판해 32세이브·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KIA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시즌 초반 2경기 연속 패전 투수가 되며 맞이한 위기를 잘 넘겼고, 8월 중순에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부진과 부상을 딛고 제 페이스를 찾았고, 시즌 막판 안정감 있는 투구로 KIA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끌었다.
정해영은 연봉 2억원 진입에 대해 "솔직히 기뻤다.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연봉은 나에 대한 기대치라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 2023시즌을 잘 치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임감이 크진 만 만큼 목표도 높이 잡았다. 정해영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딱 정한 기록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지난해보다 잘하고 싶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완성도를 높여서 결정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연봉 계약이 발표된 뒤 만난 정해영은 기록 목표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은 종전 개인 최다 세이브(단일시즌 기준 34개)를 넘어 35세이브를 기록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2022)을 앞두고 "기량이 한 단계, 한 단계 나아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서재응 투수 코치님한테 인정받고, 양현종 선배님의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좀처럼 기록 목표를 드러내지 않던 그가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정해영은 마무리 투수를 처음 맡은 2021시즌, 타이거즈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34개)을 세웠다. 통산 세이브는 67개. 33개만 더하면 100개를 채운다. 올해 안에 해낸다면 임창용(은퇴)이 세운 현재 KBO리그 역대 최연소(만 23세 10개월 10일) 100세이브 달성 기록을 다시 쓸 수 있다.
정해영은 지난해 6월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역대 최연소(만 20세 9개월 9일) 50세이브도 경신한 바 있다. 정해영도 100세이브 달성에 대해 "기록을 달성하면 너무 좋을 것이다. 일단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도전할 생각"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정해영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선발 연령대가 낮은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 승선은 꽤 유력하다.
정해영은 "WBC에 가지 못하는 건 내가 부족한 탓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등 다른 국제대회 출전을 너무 의식하면 오버페이스를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2023시즌을 잘 치르고, 소속팀이 PS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떨어지면서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더 높은 위치에서 PS를 시작해야 한다. 내가 35세이브를 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