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조민성(20)은 지난해 ‘깜짝’ 라이징스타 중 한 명이다. 신인이었던 그는 9월 1일 1군에 올라오자마자 선발로 출전하며 박진만 감독(당시 감독대행)의 눈도장을 찍었고, 그날 바로 프로 데뷔 첫 안타까지 신고하며 삼성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조민성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 남아 값진 경험을 쌓았다. 대부분이 대타, 대주자 출전이었지만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고, 총 12경기에 나서 타율 0.308(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76이라는 호성적도 거뒀다.
1루수와 좌익수 수비도 번갈아 맡았지만 수비력도 나쁘지 않았다. 팀 내 ‘경쟁 체제’ 구축을 위한 파격 기용이었음에도, 조민성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가능성을 직접 입증했다.
새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서도 조민성의 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팀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 선발 출전해 멀티 히트를 때려내는 등 강렬한 인상도 심었다. 조민성은 지난 12일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 8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첫 두 타석에서 멀티 안타를 때려내며 맹활약했다.
특히 조민성이 안타를 때려낸 상대 투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투수였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는 타카하시 히로토(19)로, 2020년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이자 지난해 선발 19경기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2.47의 탄탄한 성적을 거둔 특급 유망주다. 지난해의 활약을 바탕으로 히로토는 오는 3월 열리는 WBC에서 일본 대표팀 투수로 발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민성이 3회 히로토를 상대로 첫 안타를 때려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5회에도 조민성은 베테랑 투수 타지마 신지(34)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완성시켰다. 비록 팀은 0-7로 패했지만, 이날 조민성이 보여준 2안타 활약은 꽤 강렬했다.
181cm와 88kg의 탄탄한 하드웨어를 지닌 조민성은 입단 당시 “안정감 있는 히팅포인트와 장타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이 원하는 조민성의 역할은 장타를 때려줄 거포 내야 자원. 수비에서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어깨가 좋아 ‘미래의 거포 3루수'가 될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삼성 내야진은 '무한 경쟁 체제'다. 1루수 오재일, 3루수 이원석, 강한울 등 쟁쟁한 베테랑 내야진이 있지만, 박진만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확실한 주전 없이 경쟁에 불을 지피겠다고 천명했다. 지난해부터 이번 캠프까지 꾸준히 가능성을 보고 있는 조민성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
이날 경기 후 조민성은 구단을 통해 “이전 경기에서 타이밍이 늦어 박한이 타격코치님과 타이밍 잡는 연습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수비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더 연습하고 집중하려 한다. 캠프 기간동안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서 시즌을 맞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