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호는 14일 경남 창원시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인천과 3년 계약을 했다. 인천에서 우승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 올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있는 동안 선수단, 그리고 구단 모든 스텝, 팬들이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4골 10도움을 올린 신진호는 커리어 하이를 작성, K리그1 시즌 베스트11 한자리를 꿰찼다. 포항과 동행이 예상됐지만, 재계약에 난항을 겪었고 그사이 인천이 구애를 보냈다.
신진호는 “나는 굉장히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며 “(포항을 떠나게 돼) 당연히 팬들이 아쉬워하고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 이전에 사람으로서 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여러 상황 속에서 선수는 팀을 위해 가슴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을 떠날 때는 내가 가진 원칙을 지키면서 반하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했다. 가슴이 뛰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그렇게 해서 이적했고, 인천에 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진호와 일문일답.
-올 시즌 각오. 인천이라는 팀에 합류해서 굉장히 설레고 (시즌이) 기다려지는 게 사실이다. 인천 원정 경기를 올 때면 팬 여러분 함성이 기억에 남았다. 작년에는 인천이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합류한 뒤에 우리가 얼마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좋은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줄지가 기대된다.
-인천 스쿼드가 좋아 보이는데, 몇 위 정도 할만한 전력인지. 지난해 4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몇 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울산 등 좋은 팀에 있다가 인천에 왔는데, 변화가 있는지. 큰 변화는 못 느꼈다. 클럽하우스도 준공했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시민구단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좋은 케어를 받고 있다. 전달수 대표님께서 선수단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이명주와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데. 오기 전에 굉장히 설렜다. 언제 다시 축구를 같이 할 수 있을까 우리끼리도 연락하면서 생각했다. 내 생각을 읽어주는 선수가 있는 것 같다. 내가 공을 잡았을 때 이명주는 내가 뭘 할지를 생각해준다. 나 또한 이명주가 뭘 잘하는지 알고 공을 잡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호흡은 더 좋아질 것 같다. 이명주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 좋은 선수가 많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인천에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명주의 존재가) 영향이 컸다. 감독님께서 미디어데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면 농담 삼아 오버 35세 모집한다고 하셨다. 그 부분이 작용했다기보다 결정하기 전에 생각이 났다. 인천에 올 때 여러 가지 협상 단계가 있었지만, 결정되기 전까지 고민이 정말 많이 됐다. 여러 팀과 접촉은 있었지만, 팬 분들이 열정적인 게 기억에 남았고 이명주와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인천 이적에 크게 작용했다.
-경험해 본 조성환 감독은 어떤가. 그전에는 많이 알지 못했다. 오기 전에도 물어보지 않았다. 직전에 명주에게 연락이 와서 어떻게 돼 가고 있냐고 해서 너는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했다. 내가 가도 되겠냐 했을 때 와서 편하게 하라고 이명주가 말해줬다. 편하게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살짝 있지만, 그런 분위기 안에서 선수들끼리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해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항상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신체적으로 떨어진 느낌은 못 느끼고 있다. 나는 K리그에서 뛰지만, 나보다 나이 많은 세계적인 선수도 있다. 여기서 용기를 얻고 더 좋은 훈련, 좋은 휴식,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 지난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과 칭찬들이 내 자신을 채찍질 하게 만들었다.
-개막전에서 전 소속팀인 서울을 만나는데. 떠난지 오래됐는데, 좋은 기억도 있다. 2018년에는 힘들었다. 울산, 포항에 있을 때도 상암을 갔다. 인천에 왔다는 자체가 새롭다. 서울 선수들도 굉장히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그 선수들을 상대로 첫 원정 경기에서 어떻게 경기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경기력보다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울산에서 포항으로 가는 등 라이벌 팀으로 이적했다. 이후 인천에 왔는데, 팬들이 본인을 어떤 선수로 바라봤으면 좋겠는지. 나는 굉장히 진정성 있는 사람이다. 본의 아니게 울산으로 가고, 울산에서 포항으로 가고, 포항에서 인천으로 오게 됐다. 당연히 팬들이 아쉬워하고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 이전에 사람으로서 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여러 상황 속에서 선수는 팀을 위해 가슴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을 떠날 때는 내가 가진 원칙을 지키면서 반하지 않는 선택을 하려고 했다. 원칙이라함은 가슴이 뛰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적을 했고, 인천에 오게 된 것 같다.
-김승대가 선전포고를 했는데. 김승대가 주장을 맡으니 선배를 못 알아보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후배고, 잘됐으면 좋겠다. 주장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게 한편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준비를 잘해서 나올 것 같다. 나는 굳이 부담스럽게 포항을 이긴다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만나게 된다면 항상 그래왔듯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이적 과정에서 원칙을 김기동 감독에게 이야기했는지. 원칙을 전달해드리진 않았다. 협상 과정에서 감독님께 전달 안 된 부분은 없는 거로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여러 인터뷰를 봤을 때 서운한 마음을 비치셨다. 일적으로는 당연히 내가 인천을 선택해도 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나도 감독님과 정이 있기에 서운한 마음은 나도 이해한다. 서운하다고 말씀하신다면, 언제든 만나서 죄송하다고 하고 싶다. 사실 이적하고 나서 감독님과 통화를 못 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가서 인사드리고 싶다. 감독님과 풀어야 할 문제다. 감독님도 마음에 오래 담아두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
-올해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포인트 10개 이상을 올해도 하고 싶다. 나뿐만 아니고 몇몇 선수가 오면서 인천에 잘 적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좋은 시너지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ACL을 처음 나가는 만큼, 인천이라는 팀이 리그뿐만 아니고 해외팀들과 붙었을 때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선수 말년을 그리고 있을 텐데. 인천과 3년 계약을 했다. 인천에서 우승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 올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있는 동안 선수단, 그리고 구단 모든 스텝, 팬들 등 지금의 분위기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꺾이지 않고 지속돼서 인천이라는 팀이 더 성장해서 자리 잡는 시민구단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인천에 왔다.
-최근 어떤 선수를 보고 영감을 받았는지. 모드리치를 굉장히 좋아한다. 월드컵 때 모드리치가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관리가 없으면 그 정도 퀄리티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레이를 보고 영감을 받는다. 선수들을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는 편이다.
-인천이 아시아 무대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지. 울산에서 우승했을 때도 기분 좋았는데, 포항 소속으로 4강에서 울산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을 때는 눈물이 났다. 우승보다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때보다 우리 팀의 스쿼드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ACL은 이변도 있고 변수도 있다. 토너먼트에서 분위기를 타는 팀이 무섭기에 ACL에서도 무섭게 치고 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