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64) 감독의 애제자인 윙어 응우옌 반또안(27·서울 이랜드)이 K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기 강점을 앞세워 성공 신화를 쓴다는 각오다.
14일 경남 창원시 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나선 반또안은 “어릴 때부터 케이팝을 좋아했다. 좋아하는 나라에 오게 돼 기쁘다”며 “내 강점인 스피드를 살릴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임한다면, K리그2에서 내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또안은 베트남 국가대표 윙어다. 유년 시절부터 베트남 클럽 호앙아인 잘라이에서 성장한 그는 15년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오래 뛴 팀과 베트남을 떠나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적에 영향을 줬다. 반또안은 “박항서 감독님이 K리그에 관해 말씀을 해주셨다. 그러다 이랜드의 제안을 받았다”며 “K리그가 몹시 어려울 거라고 하셨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생활하면 성공할 거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과거 K리그를 누볐던 쯔엉, 응우옌 콩푸엉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베트남 출신 1호 K리거인 쯔엉은 과거 강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콩푸엉은 인천 소속으로 활약했다. 다만 둘은 통산 10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등 실패를 맛봤다.
“둘과 구단의 궁합이 안 맞았던 것 같다”고 평한 반또안은 “둘은 한국 리그가 굉장히 무섭다고 했다. 성공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내 성공전략은 스피드와 영리함을 앞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응우옌 반또안은 스피드와 영리함을 앞세워 K리그 무대를 누비겠다는 각오를 밝혔다.(사진=프로축구연맹)
반또안은 베트남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47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었다. 빠른 발을 활용한 드리블 돌파가 일품이며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다. 베트남 하노이FC 사령탑을 지낸 박충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그를 택한 이유다.
다만 작은 체구가 약점으로 꼽힌다. 키 1m69cm, 체중 59kg의 반또안이 거친 몸싸움이 잦은 K리그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관해 의심하는 시선이 있다. 반또안은 “한국 선수들이 나보다 크고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영리한 플레이로 대응해야 할 것 같다. K리그를 연구하고 있다”며 “7년 동안 몸무게 변화 없이 생활했다. 벌크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만약 필요하다면 불고기라도 먹어서 증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충균 감독도 믿음을 보냈다. 그는 “반또안은 독특한 특징과 강점을 지닌 선수다. 올 시즌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님과 오래 생활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