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익수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었던 후안 소토가 올 시즌 주 포지션인 우익수 대신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다.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강견을 살리기 위해서다.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포지션 도미노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소토가 자신의 커리어를 시작했던 좌익수로 복귀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는 타티스가 비어있는 우익수 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토는 전문 우익수다.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한 그는 좌익수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워싱턴의 주전 우익수는 브라이스 하퍼였다. 상대적으로 소토의 떨어지는 외야 수비도 문제였다. 그러나 하퍼가 이적했고, 소토의 팀 내 입지도 커지면서 지난 2020년부터는 그가 주전 우익수가 됐다. 2022년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이적한 후에도 우익수 자리를 지켰고, 시즌 후에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우익수 최종 후보 3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소토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여전히 평균 수준의 수비수다. 타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 OAA(평균 대비 아웃 창출)가 -16으로 심각하게 나빴다. 수비 부담이 큰 우익수를 안기는 건 소토와 샌디에이고 양측에게 모두 부담이다.
때마침 강견을 지닌 야수가 외야로 포지션을 옮겼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21년까지 주전 유격수가 타티스였지만, 그가 지난해 부상과 약물 징계로 자리를 비우면서 김하성이 대신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8000만 달러에 계약해 주전 유격수를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타티스의 자리는 꽉 찬 내야가 아닌 외야였다. 이미 2021년 외야로 뛴 경험이 있고, 메이저리그(MLB) 전체에서도 내로라하는 운동 능력과 어깨를 자랑하는 그라 외야에서도 정상급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다.
MLB닷컴은 "우익수는 타티스에게 합리적인 곳으로 보인다. 그는 2021년에 우익수로 조금 뛰어봤고, 펫코파크의 넓은 우중간 외야는 그의 운동 능력과 강견에 조화를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 타티스라는 카드가 있는 만큼 소토의 수비 부담을 줄이는 게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두 올스타를 모두 살리는 길이 된다.
다만 타티스의 자리가 우익수 고정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고, 기존 주전 중견수인 트렌트 그리샴의 타격 부진이 심하다. MLB닷컴은 "소토와 달리 타티스는 한 포지션에 국한시키지 않을 것 같다"며 "타티스가 (그리샴이 강력한 왼손 투수와 만나는 것과 같은 경우) 몇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