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공격수 허율(22)의 가까운 목표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출전이다. 기량을 갈고닦은 후에는 해외 진출이 꿈이다.
허율은 지난 8일 제주에서 열린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있다. 다시 대표팀에서 경쟁해보고 싶다”며 “(대표팀에 발탁되려면) 출전 시간을 받았을 때 득점력 등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출전 시간도 늘고, 자신감도 생겨 경기장에서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율은 2021시즌 광주에서 데뷔한 공격수다. 2021년 부상 탓에 반시즌을 날린 그는 K리그1 18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제 기량을 펼쳤다. 33경기에 출전해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승격에 힘을 보탰다.
최전방 공격수로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지만, 색다른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키 1m94cm, 체중 90kg이 넘는 거구인 허율은 여느 장신 공격수와 달리 공중볼 경합보다 탁월한 발밑 기술이 주 무기다. 그는 100m를 12초대에 뛰는 준족이며 전방에서의 연계 플레이, 슈팅 등 여러 방면에서 빼어나다. 우성용, 김신욱(킷치SC)의 장신 공격수 계보를 이을 선수로 평가되는 이유다.
프로 데뷔 전에는 공중볼 경합에 집중한 그는 이정효 광주 감독을 만난 뒤 다재다능한 공격수로 변모했다. 이 감독은 공격수가 전방에 머물기보다 아래로 내려와 빌드업을 도운 후 미드필더와 함께 전진하길 원한다. 광주는 크로스 역시 공격수의 머리가 아닌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 공간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팀이 최근 트렌드에 맞는 전술을 구사하고, 허율도 이런 움직임에 특화돼 있다.
지난해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이 허율을 부른 배경이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설 선수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최전방 카드로 허율을 실험했다. 다만 최근 허율은 U-23 대표팀에서 다소 멀어졌다.
항저우 땅을 밟기 위해서는 리그에서의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해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10개)를 달성한 그는 “올 한 해가 중요하다. 전 시즌보다 더 노력하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공격수라면 두 자릿수 득점을 해야 한다. 그래야 연령별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새 시즌 발전을 꾀하는 허율의 또 다른 선생님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다. 홀란 역시 1m 95cm의 거구에도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득점 능력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이다. 허율은 “팀에서 경기를 분석할 때도 맨시티 경기를 많이 본다. 전술적, 개인적으로 홀란 선수의 움직임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꿈은 역시 해외 진출이다. 최근 2001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오현규가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했다. 허율은 “축구선수라면 유럽 리그에서 뛰는 게 목표다. 지금 내 위치에서 많이 노력하고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기회가 올 것 같다”며 밝은 미래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