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남 밀양시 아리나호텔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나선 설기현 감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잘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일이 벌어지고 있고, 구단이 문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일들(해체 혹은 K3리그 하향)이 벌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100% 정해진 건 아니다. 시도민구단은 매번 그런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히 말했다.
연간 100억원 가량의 도비를 지원받는 경남은 최근 보조금과 출장 여비 부당 처리 등이 적발됐다. 경남도는 2025년까지 K리그1에 승격하지 못할 시 구단 해체 혹은 K3리그 하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 감독은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게 답이라고 봤다. 그는 “경남도민분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투자 가치에 대한 믿음을 (경남도에)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결국 성적을 내야 한다. 경남은 2019시즌 강등 후 4년째 K리그2 머물러 있다. 설기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0년, 경남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2위 수원FC와 플레이오프(PO)에서 비겨 1부행이 좌절됐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외국인 선수 윌리안(FC서울)과 에르난데스(인천 유나이티드)가 팀을 떠났다. 어려운 상황에도 5위에 올라 준PO에서 부천FC1995를 꺾었으나, FC안양을 넘지 못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 탓에 설기현 감독을 향한 수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더구나 경남은 그간 선수단에 큰 공을 들였다. K리그2에서 늘 선수단 연봉 지출액 2~3위를 차지했다. 선수단 급여에 57억원을 쓴 경남은 지난해에도 대전하나시티즌(88억원), 서울 이랜드(58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돈을 투자했다. 그런데도 승격에 실패했다.
“(감독으로서) 굉장히 부족하다”고 입을 뗀 설기현 감독은 “색깔 있는 축구를 한다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완성될 때까지 밀고 나가기도 어렵다. 노력하고 보완하고, 잘못됐을 때 인정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4년간) 부족한 것도 많았지만, 한 방향으로 선수를 구성하고, 팀을 이끈 것은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였던 설기현 감독은 경남과 1년 재계약을 체결, 한 번 더 기회를 받았다. 올해 경남의 승격 여부가 설 감독의 거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팀의 존폐도 가를 수 있다.
설기현 감독은 “4년 차 감독으로서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첫 시즌과 비교했을 때, 기존 선수 3~4명 정도가 남았다. 내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팀이) 구성돼 가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새로운 구단주(박완수 경남지사)께서 기회를 주신 만큼, (팀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 3년간 정리된 것을 바탕으로 올 시즌 더 부족함 없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K리그1 입성이다. 설기현 감독은 “(K리그2에서) 어느 팀이 PO에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의 목표는 승격이다. 다이렉트로 가든, PO를 거쳐 가든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