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는 MLB 스카우트가 집결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과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3루 쪽 관중석을 삼삼오오 채웠다. 경기 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뉴욕 메츠·텍사스 레인저스·LA 다저스·보스턴 레드삭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총 6개 구단 스카우트가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기 시작 후 캔자스시티 로열스·뉴욕 양키스·시카고 컵스가 추가됐다.
그들은 이정후를 집중적으로 체크했다. 대부분의 스카우트가 경기 중반 이정후가 교체되자 곧바로 짐을 싸 경기장을 빠져나갈 정도로 현장을 찾은 목적이 확실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노크한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주요 MLB 구단에서 스카우트를 파견, 그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키움 구단 안팎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포함해 MLB 최소 10개 구단 이상이 이정후에 관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그(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와 지구(동부·중부·서부)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이다.
특히 MLB를 대표하는 주요 빅클럽이 '이정후 관심 구단'에 이름을 올린다. 연봉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2023시즌 MLB 팀 연봉 상위 톱5는 메츠·양키스·샌디에이고·필라델피아 필리스·다저스 순이다. 메츠는 유일하게 팀 연봉이 3억 달러(3902억원)를 넘는다. 2~5위 구단의 팀 연봉도 모두 2억 달러(2601억원) 이상이다. 팀 연봉 상위 5개 구단 중 필라델피아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모두 이정후에게 스카우트를 보냈다. 자금력이 충분한 만큼 전력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하면 이정후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정규시즌 142경기에 출전,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 2연패'를 달성하며 KBO리그 타격 5관왕(타율·최다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데뷔 첫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빅리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WBC는 이정후의 몸값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다. 지난 11일에는 MLB 홈페이지 MLB닷컴이 선정한 'WBC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비롯해 MLB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MLB 구단의 흥미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