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향한 의심과 억측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폼이 급격히 떨어진 이전 시즌 득점왕. 누군가에겐 헐뜯기 딱 좋은 상황이다.
이적설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매체 또는 영향력이 있는 축구계 인사들이 경쟁하는 것처럼 설득력을 짜내 분석이나 의견을 드러내면, 축구팬 사이에서 또 여러 이야기가 재생산된다. 선수와 구단의 입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손흥민의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다. 특정 선수가 지목되기도 한다. 최근 한 매체는 레스터시티 하비 반스가 떠올랐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잔류를 위해 우승이 절실하며, 새로 영입한 히샬리송과 아르나우트 단주마는 기대보다 존재감이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팀 동료에게 무시당한 정황까지 나왔다. 한 매체(풋볼 런던) 기자(알라스데어 골드)가 소셜미디어(SNS) 통해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손흥민에게 소리를 친 정황을 전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AC 밀란과의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서 0-1로 패한 경기에서다. 손흥민이 공을 빼앗겼고, 다이어는 슬라이딩으로 상대 역습을 끊었다. 이후 손흥민을 향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는 내용이다. 매체 팬캐스트는 이 소식을 전하며 손흥민의 올 시즌 득점력이 저조한 점을 함께 언급했다. 마치 다이어의 반응을 지지하는 것처럼.
동료 사이 언쟁과 갈등은 당연하다. 어떻게 조명하고 부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국내 팬 입장에선 제 임무(수비)도 잘 해내지 못하는 다이어가 손흥민을 다그치는 모습이 못 마땅할 것이다. 그는 이전에도 손흥민에게 불손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매체는 AC 밀란전에서 부진한 손흥민에게 차갑다. 13번이나 공을 빼앗겼다고도 꼬집었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활약을 이어갔다면, 나오지 않거나 그에게 유리한 해석이 더 많았을 것이다. 한국의 월드컵(2022 카타르)을 위해 부상 치료에 매진하지 못하고, 대회를 소화한 손흥민이다. 오로지 부상 후유증 탓에 경기력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영향이 컸을 것. 한국 축구팬에 뜨거운 12월을 선사했지만, 정작 자신은 소속팀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손흥민은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2021~22시즌보다는 영향력이 떨어졌다. 팀 전술이 맞지 않는다거나, 부상(안면 골절상) 후유증이 남아 있다는 시선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종종 골이나 어시스트가 터지고 있지만 조금 더 꾸준하게 공격 포인트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흥민은 오는 20일 오전 1시 30분, 2022~23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를 치른다. 상대는 웨스트햄이다. 강등권에 있는 상대지만, 5경기에서 1승(3무 1패)에 그칠 만큼 경기력이 안 좋았고, 콘테 감독도 수술 회복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결과 예단은 어렵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4골에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경기 수는 두 경기다. 한 경기(8라운드 레스터시티전)는 해트트릭이었다. 리그 마지막 득점은 지난달 5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이다. 경기 기복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통산 99골을 기록, 세 자릿수 득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통산 웨스트햄전 16경기에서 7골 7도움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이 소란스러운 주변의 반응을 정리할 수 있을까. 웨스트햄전에선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