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홈런왕 경쟁은 뉴욕 양키스 '괴물 타자' 애런 저지의 독주 체제였다. 그는 62홈런을 기록, 이 부문 2위 카일 슈와버(46개필라델피아 필리스)보다 16개나 더 쳤다.
60홈런은 상징적인 숫자다. 역대 이 기록을 해낸 선수는 저지 전까지 5명뿐이었다. 횟수로는 8번. 베이브 루스(1927년·60개) 로저 매리스(1961년·61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1999년 63홈런·2001년 64홈런) 배리 본즈(2001년 73홈런) 등 MLB 역사를 대표하는 타자들만 입성한 기록이었다. 저지는 2001년 소사와 본즈 이후 21년 만에 60홈런을 쳤다. 맥과이어·소사·본즈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저지는 도핑 검사가 강화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나온 60홈런 타자였다.
2023시즌도 저지는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야구 리그는 그렇게 쉽게 2연패를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2010~2011시즌 호세 바티스타(은퇴) 이후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MLB닷컴은 소속 취재 기자들에게 설문을 요청, 저지의 수성과 누군가의 탈환 가능성을 모두 소개했다. 폴 카셀라 기자는 오타니를 홈런왕 후보로 꼽았다.
그는 오타니가 2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80홈런을 기록한 점을 주목했다. 같은 기간 그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저지뿐이었다. 오타니는 2021시즌 46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랐고, 2022시즌은 34개를 때려냈다.
MLB닷컴은 이 기간 오타니가 친 홈런 80개 중 시속 115마일(시속 185㎞) 이상 강타구가 8개나 있었던 점도 소개했다. 이는 6개였던 저지보다 많은 수치다. 평균 비거리는 412피트(125.5m)였다. 슈와버, C.J 크론에 이어 5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 중 3위였다. 현역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과 오타니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며 시너지를 낸다면, 홈런왕 경쟁은 에인절스가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전했다.
한편 MLB닷컴은 홈런왕 후보 5명으로 저지, 오타니, 트라웃 그리고 지난 시즌 40홈런을 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요르단 알바레스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