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올 시즌 새로 영입한 마르티네스 기용에 대해 지명타자 고정 출전임을 명시했다.
다저스는 지난해 12월 30일(한국시간) 마르티네스와 1년 1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르티네스는 통산 14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282홈런 899타점 790득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뛴 지난 5년 동안 타율 0.292 130홈런 423타점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지난해 성적은 다소 떨어졌지만, 방망이만큼은 '클래스'가 있는 타자로 평가 받는다.
다저스가 그를 영입한 건 당연히 공격력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111승을 거두고도 포스트시즌 첫 단계에서 탈락한 다저스는 전력 유출이 심각하다. 특히 타선에서는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이적하면서 주축 한 개를 잃은 꼴이 됐다. 여기에 마르티네스를 잡으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 없었던 저스틴 터너를 잡지 않고 떠나보냈다.
공격력만 따지면 마르티네스는 적어도 저스틴 터너 수준의 기여는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수비다. 마르티네스는 최근 수 년 동안 전업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다. 1루수든 외야수든 수비수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라인업을 극단적인 수준까지 유연하게 운영했던 다저스에서 고정 지명타자는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0일 "지난해 다저스에서는 저스틴 터너, 맥스 먼시, 윌 스미스, 에드윈 리오스 등 4명의 선수가 지명타자로 20경기 이상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전문 지명 타자가 사실상 없었다는 뜻이다. 저스틴 터너와 먼시는 3루수를 번갈아가며 봤고, 스미스는 주전 포수, 리오스는 내야 백업으로 각자의 수비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LA 다저스 윌 스미스. 사진=게티이미지
특히 포수 스미스의 체력 관리를 위해 지명 타자 자리가 요긴하게 쓰였다. 매체는 "지명타자는 스미스가 타석 뒤에서 지치는 걸 피할 기회를 주면서 578타석에 들어서게 했다"며 "트레이 터너와 저스틴 터너가 떠난 다저스에서 스미스는 전 MVP(최우수선수)인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에 이어 세 번째로 꾸준한 타자"라고 소개했다. 마르티네스가 뛴다는 건 스미스가 지명타자로 뛸 수 없다는 뜻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스미스가 쉬는 날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마르티네스가 지명타자로 162경기를 출전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출전 경기의) 99.9%는 지명타자로 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다저스가 스미스의 공격력에 더 의존하게 됐기 때문에 그의 (포수) 출전 부담은 팀의 과제가 됐다"며 "지난 두 시즌 동안 스미스의 226경기보다 포수로 많이 출전한 이는 4명뿐"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