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이 채 찾아오지도 않았는데 문동주(20·한화 이글스)의 강속구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한화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열린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4-1로 승리했다.
'네덜란드 올스타'를 상대로 이긴 건 아니다.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아직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한 현역 빅리거들이 합류하지 않았다. 대신 메이저리그(MLB) 통산 1077경기에 출전했던 베테랑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 1226경기를 뛴 안드렐톤 시몬스 등 전직 빅리거들은 이미 소집 훈련에 참가해 이번 경기에도 출전했다. 보가츠를 비롯한 이들 세 사람은 지난 2017년 WBC 1라운드에서도 출전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 네덜란드에 참패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두 사람 외에도 이번 평가전에는 일본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다홈런(60개)을 기록한 블라디미르 발렌틴과 지난 2017년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던 로저 버나디나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출전했다.
한화에서는 영건 유망주들의 호투가 빛났다. 이날 선발 등판한 건 2년 차 파이어볼러 문동주였다. 선발 등판한 문동주는 1회 첫 타자 시몬스를 2루 땅볼로 처리하고, 2번 타자 그레고리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 1볼넷 2탈삼진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6㎞에 달했다. 그가 지난 정규시즌 기록한 최고 구속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해 선발 기회를 받았던 남지민 역시 최고 시속 148㎞를 기록하며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 사람 외에도 남지민의 동기인 한승주가 최고 시속 147㎞를 기록했고, 지난해 불펜에서 두각을 드러낸 윤산흠도 최고 시속 147㎞를 찍었다.
한화와 6년 최대 90억원에 계약해 팀 중심을 맡게 된 채은성은 LG 트윈스 시절에 이어 이번에도 4번 타자(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장진혁(2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 1도루) 박정현(2타수 2안타 1득점 1타점) 등 젊은 타자들도 멀티 히트로 분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좋은 경기였다. 승리한 것도 기쁘지만 오늘 경기에서 모든 선수의 수비가 정말 좋아 불필요한 아웃 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일이 없었다"며 "깔끔한 경기가 이런 것이라는 점을 선수들 스스로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동주, 남지민, 한승주 등 젊은 투수들이 정말 훌륭한 피칭을 했다. 타격에서는 박정현과 장진혁이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고, 찬스에서 적절한 안타로 점수를 뽑아내는 모습을 보였다"며 "연습경기지만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얻은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점을 기억하고 시즌을 치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