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김도완 부천 하나원큐 감독이 제대로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첫 승리를 따냈고, 팀 신기록까지 세우며 모처럼 시원한 승리를 만들었다.
하나원큐는 23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여자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신한은행과 원정 경기에서 95-75 대승을 거뒀다. 전반에만 57점을 몰아치며 하나원큐 창단 후 최고 기록을 세웠고, 한 경기 팀 최다득점 기록(96점)에 한끝 모자란 95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95점은 올 시즌 통틀어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기도 하다. 성공률 47%의 3점슛도 정확했고, 수비도 단단했다.
김도완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 기분 좋다. 경기 전에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신한은행을 한 번도 못 이기고 시즌을 마치면 다음 시즌 때 또 어렵다. 오늘 경기는 (마음 속에 있던) 자신감을 다 꺼냈으면 좋겠다. 다음 시즌을 위해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선수들이 더 잘 알고 경기에 임해줬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김소니아의 득점 제어, 상대 공격 리바운드 제어를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선수들이 연습한 대로 잘해줬다. 두 부분을 많이 줄였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주전과 벤치 멤버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고 기뻐했다. 이어 "매번 이런 경기를 해야 하는데"라고 웃으면서 "그래도 팀이 조금씩 구색을 맞추고 있다. 지도하는 입장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감독이 꼽은 수훈 선수 중 한 명은 센터 양인영이었다. 그는 9점 16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을 기록하면서 팀의 골 밑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외곽에서 3점 슛이 터졌고, 골 밑에서 양인영이 지켜주니 상대 신한은행이 당해낼 수 없었다.
김도완 감독은 “(양)인영이가 원래 미들 슛에 장점이 있다. 그런데 단점이 있다면 체력이 떨어지면 자기 할 일만 하려 한다"며 "그래서 오늘 인영이에게 경기 전 주문한 게 있다. 슛은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던지라고 했다"며 "양인영은 우리 팀 내에서 신장이 가장 크다. 공수 모두 리바운드를 책임져 달라고 했다. 약속을 잘 지켜준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인영이가 농구에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안 되더라도 잘하는 것부터 해서 자신감을 올리고, 리듬을 타야 한다. 그런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며 "힘들거나 체력이 떨어졌을 때 한 발 더 뛰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오늘은 언니의 마음으로 뛴 것 같다. 라커에서 동료들이 박수를 쳐줬고, 환영을 해줬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