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착륙 실패, 악천후에 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 속에서도 ‘이글스TV(한화 이글스 유튜브)’ PD는 팀부터 떠올렸다. “absolute emergency(명백한 위급상황)”이라는 기내 방송이 나오고 응급 환자까지 발생한 데다,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이글스TV PD는 침착하게 기내 상황을 전달하는 영상을 촬영하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지였던 LA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34년 만의 눈보라 경보를 뚫고 이륙에 성공했지만, 악천후에 비행기가 크게 흔들리고 정상 비행이 힘들어지면서 다른 공항에 우회해 비상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이나 착륙에 실패하고 승객들은 혼비백산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KIA 타이거즈 선수들도 소위 ‘멘붕’에 빠졌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글스TV 제작진도 그 비행기에 있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PD는 흔들리는 비행기의 내부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았고, “만약에 추락한다면 이 영상이 발견되겠죠”, “나쁘지 않은 삶이었습니다” 등 걱정하면서도 “저희가 만약에 무사히 한국에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면, 한화이글스가 가을야구에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팀을 먼저 생각하기도 했다.
이번 캠프에서 이글스TV는 제작진의 남다른 열정과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약 20일간 미국에 머물면서 선수단의 애리조나 1차 캠프 대부분을 함께 했고,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부터 휴식일 일상, 연습경기 하이라이트까지 사실상 ‘1일 1업로드’를 실천하며 팬들의 큰 호응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외주 제작 방식으로 진행됐던 이글스TV를 독립 부서화시켜 내재화시키고 전폭적인 지지를 불어 넣은 구단의 지원도 한몫했다. 하지만 제작진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힘든 결과물들이었다. 영상 편집 및 제작 업무로 현지 시각 자정을 넘기기 일쑤지만 이글스TV를 즐겨보는 팬들의 격려에 피곤함을 잊고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고.
제작진의 열정은 흔들리는 비행기 속에서 찍은 PD의 브이로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위급 상황에도 팀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팬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글스TV의 열정은 한화의 2차 캠프인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구단 디지털마케팅팀의 서우리 팀장은 “스프링캠프는 시즌을 결정짓는 정말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한시도 놓치지 않고 전해드리고 싶었다“며 “올 시즌은 프런트부터 선수단까지 모두가 남다른 각오로 준비한 만큼 이글스TV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채널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