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8·독일) 감독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그 탓에 그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클린스만(58) 감독을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오는 3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름값’ 면에서는 최고다. 그는 선수 시절 독일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1990 이탈리아 대회부터 독일 대표로 3회 연속 월드컵에 나섰다. 바이에른 뮌헨, 인터 밀란 등 클럽 커리어도 화려하다.
대표팀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 2004년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전차군단을 3위로 이끌었다. 이후 2011년 미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2013 북중미 선수권 우승,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뚜렷한 성과를 냈다.
다만 우려의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는 이력도 여럿 있다. 독일 대표팀 사령탑 시절,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지내며 비상근직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요하임 뢰브 수석코치에게 전적으로 현장 업무를 맡겼다. 미국에서 보고받는 형식으로 일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오기 가장 까다로운 사안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 그는 KFA가 내세운 ‘국내 상주’ 조건을 받아들였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2008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은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물러났다. 가장 최근 감독직을 맡은 2019년에는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10주 남짓 팀을 이끌었다. 당시 성적도 부진했고, 구단 경영진과 불화도 있었다. 더구나 개인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퇴임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3년간의 야인 생활 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기에 우려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활동했지만,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축구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코치진 사단이 없는 것도 지적된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은 함께 팀을 이끄는 사단이 있었다. 코치진이 각 파트를 분담해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는 선수단 벤투 감독을 잇는 가교 구실을 했다. 코치진이 잘 어우러진 것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배경 중 하나다.
클린스만 감독의 코치진은 인선 작업을 통해 구성될 예정이다. KFA는 “조만간 클린스만 감독과 KFA가 논의해 코치진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와 동행하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KFA를 통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대표팀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