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3~4분기에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쿠팡이 1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원)으로, 전년(21조646억원) 대비 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규모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전년(1조7097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쿠팡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데는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간 덕이다. 쿠팡은 2021년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2500~5000억원대의 영업이익 적자를 내왔다. 이후 쿠팡의 전체 조정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가 지난해 2분기 로켓배송 시작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고, 지난 3분기에는 영업이익 1037억원(7742만 달러)을 기록해 로켓 배송 시작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쿠팡은 이 기세를 이어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7조2404억원(53억2677만달러·분기 환율 1359.26원)으로 첫 분기 매출 7조원을 넘어섰고, 1133억원(834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려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4분기 당기순이익도 1387억원(1억206만달러)을 기록해 전년도 4791억원 손실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조정 에비타는 영업활동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흐름으로, 지난해 쿠팡의 조정 에비타는 4925억원(3억8121만달러)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총이익도 6조849억원(47억987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 번이라고 산 고객)과 1인당 고객 매출은 계속 오름세다. 활성 고객수는 181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고, 고객 매출은 4% 증가한 40만원(294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1100만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이번 실적 개선과 관련해 "아직 쿠팡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만큼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실적은 쿠팡이 수년에 걸쳐 지속해온 투자와 혁신의 결과"라며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인 만큼 쿠팡은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라는 더 좋은 대안을 제안해 향후 수년간 전체 유통 시장에서 쿠팡은 상당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4660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쿠팡 매출 비중은 4.4%에 불과하다. 유로모니터는 국내 유통시장이 2026년까지 7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장기적인 조정 에비타 가이던스를 1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자 한다"며 "매분기 항상 의미 있는 성장을 기록하거나 동일한 성장률을 계속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향후에도 계속해서 마진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