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은 한일전에서 ‘좌완 선발 카드’를 꺼내 들어 성공을 맛봤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구대성과 2008 베이징 올림픽 김광현, 2009년 WBC 봉중근 등이 차례로 ‘일본 킬러’의 계보를 이어가며 대표팀 좌완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일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일본 매체 ‘코코카라’는 2일 “사무라이 재팬을 기다리는 ‘왼손 지옥’, 한국전에 ‘천적’이 또 등장하나”는 칼럼을 게재하며 한국의 좌완 투수들을 경계했다.
하지만 매체가 한일전 좌완 투수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는 단순히 ‘일본 킬러’ 역사 때문만이 아니었다. 좌타자 일색의 일본 대표팀 타선을 우려한 데서 비롯된 경계였다. 왼손타자는 상대적으로 좌완투수에게 약하다. 매체는 일본의 좌타자 타선이 좌완투수 일색의 한국에 불리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매체는 “일본 대표팀은 오른손 타자 스즈키 세이야의 부상 이탈로 좌타자 마키하라 다이세이를 대체 발탁했다”라면서 “스즈키의 이탈로 선발 라인업에 6명의 왼손 타자가 들어갈 전망이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좌우타자가 번갈아 투입되는) 지그재그 타선을 이상적으로 삼았지만, 마키하라도 좌타자라 균형이 맞지 않는다”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일본 대표팀 사정에 매체는 “한국이 비장의 카드로 왼손 선발 투수를 기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내다봤다. 매체가 언급한 선수는 김광현과 양현종, 구창모, 이의리 등이었다.
먼저 소개한 선수는 구창모와 이의리였다. 매체는 “183cm의 큰 키에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를 던지는 구창모가 있고, 같은 장신에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선발로 나온 이의리도 있다. 이의리는 140km대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알고, 제구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두 영건 좌완투수를 경계했다.
김광현과 양현종에 대해선 “일본팬들에게도 익숙하다”고 설명하며 이번 대회에서 중간계투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모두 34세가 되어 이번 대회가 대표팀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두 ‘레전드’ 왼손 투수에 관해 한국 대표팀 감독이 ”중요한 곳에 쓰겠다“라고 밝혀 어느 장면에 투입될지 주목된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일본 대표팀에 뽑힌 타자라면 (상대가) 왼손 투수든 오른손 투수든 상관없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좌타자 일색인) 일본의 사정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외의 팀도 왼손 투수 중심으로 일본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세 번째 대회만의 우승 탈환을 향해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라며 좌타자 일색의 일본 대표팀 타선을 다시 한번 걱정했다.
한편, 한일전은 오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일본의 한일전 선발에도 주목되는 가운데, 현재로선 다르빗슈 유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